‘푸틴의 정적’ 니발니 옥중 사망···“산책 후 의식 잃어”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7)가 투옥 중 숨졌다고 교정 당국이 밝혔다. 니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온 야권 지도자다.

나발니는 16일(현지시간) 수감 중이던 러시아 시베리아의 야말로 네네츠 자치지구의 교도소에서 산책 뒤 “몸이 좋지 않다”고 한 뒤 “거의 즉시로 의식을 잃고 숨졌다”고 연방교정국이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러시아 대선에 출마하기도 했던 나발니는 2020년 8월 베를린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독극물을 주입받고 숨질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독일에서 치료받고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한 그는 과거 반체제 활동으로 선고받은 집행유예를 어겼다는 혐의로 체포됐고, 횡령 혐의 등이 추가된 일련의 재판에서 19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지난해 3월에는 횡령, 법정모독 혐의 유죄 판결로 징역 9년, 같은 해 8월에는 극단주의 활동 선동 혐의로 징역 19년을 추가로 선고받아 총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았다.

나발니는 허리 통증을 약화하는 치료를 적절히 받지 못했고 수시로 잠을 깨우는 교도관 때문에 수면 부족을 겪었으며 '푸틴의 연설'을 들어야 하는 등 힘든 수감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교도소에서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러시아에서는 나발니가 체포될 때 이를 반대하는 광범위한 시위가 벌어졌고, 그의 체포와 복역은 국제사회에서 러시아 인권과 관련된 대표적 사안으로 거론되어 왔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