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가 16.4% 오르자 미국과 일본, 유럽증시마저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연합뉴스
엔비디아 주가가 16.4% 오르자 미국과 일본, 유럽증시마저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폭등하면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자산가치가 하루만에 80억 달러(약 10조6000억 원) 이상 늘어났다. 엔비디아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젠슨 황이 세계 20대 부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22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023년 회계연도 4분기(11∼1월)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고,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65%, 총이익은 769% 급증했다.

주가는 고공행진했다. 전날보다 무려 16.4% 폭등한 785.38달러(약 104만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전날 1조6670억 달러에서 1조9390억 달러로 껑충 뛰며 하루 만에 2720억 달러(약 361조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하루 만에 가장 많은 시총 증가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1조8130억 달러)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1조7970억 달러)을 제치고 시총 순위 3위 자리를 탈환하며, 시총 2조 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월가 전망치를 8% 이상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수치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젠슨 황 CEO는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가 임계점(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기업,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AI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으로 황 CEO도 세계 20대 갑부 반열 가입을 눈앞에 뒀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이날 황 CEO의 자산 가치는 681억 달러(90조5000여억원)로, 전날 23위였던 전체 순위에서 21위로 올랐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가 16% 이상 폭등하며 황 CEO의 자산 가치도 하루 만에 80억 달러(10조 6000여억원) 이상 불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젠슨 황은 중국 최고 부자인 생수 업체 눙푸산취안(農夫山泉) 창업자 중산산(650억달러)과 미 에너지 기업 코크 인더스트리 회장 찰스 코크(648억달러)를 제쳤다. 또 20위인 석유 재벌 데이비드 코흐의 미망인 줄리아 코흐(가족·691억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젠슨 황의 자산 가치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35억 달러(17조9000여억원)로 전체 128위였으나, AI 열풍을 타고 엔비디아 주가가 5배 넘게 급등하면서 그의 자산 가치도 불어났다. 세계 최고 갑부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자산(2100억달러)에는 약 3분의 1 수준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엔비디아 주가 상승으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명단에 올라가 있는 28명의 AI 관련 기업가의 순자산이 이날 357억 달러(47조4000여억원) 증가했다고 전했다.

AI 관련 기업의 시총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발(發) 반도체 랠리로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유럽 증시까지 들썩였다.

우선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11% 상승마감하며, 작년 1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해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본 도쿄증시도 닛케225 평균주가가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하면서 ‘버블(거품) 경제’ 시기 이후 약 34년 만에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앞서 마감한 유럽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의 닥스는 1.47%, 프랑스의 까그는 1.27%, 영국의 FTSE는 0.29% 각각 상승했다.

특히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은 0.82% 상승한 495.1포인트를 기록, 지수 출범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