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31조8000억원, 영업이익 6174억원 달성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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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사상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하며 유통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 기존 쿠팡 서비스 사용을 늘리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대만·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도 성장세를 기록한 결과다.사상 첫 연간 흑자28일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 영업이익은 6174억원(4억7300만달러)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8조6555억원(65억6100만달러)으로 전년(7조2404억원) 대비 20%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1715억원(1억3000만달러)으로 51% 늘었다.

쿠팡은 지난 2021년 1조7097억원(14억9396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듬해 이 규모를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92% 줄였고, 지난 2022년 3분기 첫 분기 영업흑자(1037억원)를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쿠팡의 활성고객(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지난해 4분기 21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났고, 와우 유료 멤버십 회원 수는 1년간 300만명(27%)이 늘어난 1400만명을 기록하며 충성고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 1인당 매출은 지난해 말 41만1600원(312달러)로 전년과 비교해 3% 늘었다.쿠팡 고객, 더 다양한 곳에 더 많이 돈 쓴다쿠팡은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 쿠팡 사용을 늘리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대만·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2배 성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만 로켓배송 확대, 쿠팡이츠 성장 등에 힘입어 4분기 쿠팡이츠·대만·쿠팡플레이 등 성장사업 매출은 3601억원(2억7300만달러)으로 전년(1806억원)과 비교해 2배 성장했다. 연간 기준 성장사업 매출은 1조299억원(7억8900만달러)로,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투자 확대로 인해 성장사업의 에비타(EBITDA) 손실은 4억6600만달러(6083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107% 늘었다. 아난드 CFO는 "파페치와 관한 손실을 제외하고, 2024년엔 성장 사업 부문에서 약 6억5000만달러의 조정 에비타 손실이 예상된다"며 "이미 발표한 투자 외 추가적인 투자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쿠팡의 매출 성장세는 지난해 원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20%), 2분기(21%), 3분기(18%), 4분기(20%) 등 지속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말 1400만명으로, 2022년 말(1100만명) 대비 27% 증가했다.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와우 멤버십이 회원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제공하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상품·가격·서비스 전반에 거쳐 고객에게 와우 순간을 선사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의 토대가 됐다"며 "장기적인 주주 가치의 기반이 되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오래된 코호트(고객 집단)을 포함해 모든 연간 코호트 지출은 15%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 연도의 고객집단은 다음해 지출을 평균 15% 늘린다는 의미다.

지난해 쿠팡은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의 수익성이 개선됐고, 올해 기록적인 순이익과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했다.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7%를 넘어섰다. 김 창업자는 "성장 사업에 4억5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한 이후에도 2023년 잉여 현금 흐름 창출액은 18억달러에 달하며, 현재 현금 보유 잔액은 55억 달러가 넘는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는 사업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이유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로운 역량을 위한 계획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켓배송 런칭 전에는) 우리는 재고를 관리하거나 풀필먼트 센터를 열거나 당일 배송을 위한 맞춤형 기술로 전국에 물류 배송망을 구축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역량 이니셔티브인 로켓배송의 성공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고객들이 다양한 혜택과 카테고리로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와우 멤버십의 혜택인 쿠팡이츠 할인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주문량이 2배 늘었다.

쿠팡플레이도 마찬가지다. 그는 "지난 2년간 한국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일부 스포츠 생중계 경기는 모드 쿠팡플레이가 제작하고 독점으로 스트리밍한 스포츠 경기"라며 "맨체스터시티·PSG·토트넘 스퍼스 등 세계적인 구단의 네이마르·할랜드·손흥민이 뛰는 모습을 사상 처음으로 수백만명의 한국 관중이 직접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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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치 인수로 새 기회 찾는다이날 쿠팡은 인수를 완료한 글로벌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Farfetch)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창업자는 "5억 달러를 투자해 40억 달러에 달하는 거래액(GMV)을 가진 업계 최고 서비스를 인수할 드문 기회를 발견했다"라며 "이미 발표한 투자금 외에 추가 투자 없이도 파페치가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년 후 쿠팡이 어떻게 파페치를 명품 패션에 대한 고객 경험을 변화시키고 쿠팡의 전략적 가치를 담았는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며 "다만 그런 대화를 오늘 나누기엔 이른 단계이고, 주주들에게 매력적인 투자가 될 수 있어 여러 경로를 제시하는 신중한 재무적 결정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창업자는 "한국과 대만의 소매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매우 낮으며, 이 지역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포착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미래이자 우선 순위"라며 "고객 경험을 위한 노력에 끈질기게 전념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묻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