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기일에 나란히 출석했다. 이혼 소송은 조정 기일 등을 제외하면 이혼 당사자가 출석해야 할 의무가 없지만, 두 사람은 직접 나온 것이다.
두 사람이 법원에서 얼굴을 맞댄 것은 2018년 1월16일 열린 1심 조정기일 이후 약 6년 만이다. 정식 변론기일 기준으로 보면 1·2심 통틀어 처음이다.
앞서 노 관장은 지난해 11월 변론준비기일 때 법원에 직접 출석한 뒤 취재진에게 "30여년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된 것에 대해서 참담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가족의 일, 가정의 일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친 것에 죄송하고 민망하기 그지 없다"면서 "다만 바라는 것은 저희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의해 지켜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한 바 있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조정 신청을 했다. 노 관장이 완강하게 이혼을 거부하는 입장을 취해오다 2년 뒤인 2019년 12월 입장을 바꿔 최 회장을 상대로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1297만5472주의 절반 분할을 청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12월 1심은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및 위자료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 관장이 요구한 최 회장 보유 SK(주) 주식 중 50%는 인정하지 않았다. 자산 형성 과정에 기여한 부분이 없다는 이유였다.
두 사람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노 관장은 항소심 준비 과정에서 위자료 30억원과 재산분할 현금 2조원으로 청구 내용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노 관장의 청구취지액은 2조30억원으로 상향됐다. 애초 요구한 지분 분할 대신 고정된 액수의 현금을 선택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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