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의 NCM9 배터리가 탑재된 포드의 첫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사진=EPA·연합뉴스
SK온의 NCM9 배터리가 탑재된 포드의 첫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사진=EPA·연합뉴스
21개월 동안 16만㎞를 주행하고도 배터리가 구입 당시와 비슷한 97%를 유지하고 있다는 미국의 한 전기차 운전자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가운데 해당 전기차에 탑재된 SK온 배터리 성능이 주목받고 있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동차 전문 매체 카스쿱스는 최근 포드 F-150 라이트닝 운전자 모임인 'F-150 라이트닝 포럼'에서 '헬리움'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운전자가 실제 인증과 함께 게시한 글을 인용 보도했다.

해당 운전자는 미주리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2500㎞에 달하는 장거리 여행 중 날씨나 지형 등 변수에도 주행거리 저하가 없었다고 전했다.

카스쿱스는 이에 대해 "배터리 상태는 엔진 상태와도 직결된다"며 "배터리 상태가 최적에 가깝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6만㎞를 주행하고도 97%의 배터리 성능을 유지한다는 것은 전기차 전환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온이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NCM9 배터리. SK온의 NCM9 배터리는 미국 최고 권위 발명상인 ‘2023 에디슨 어워즈(2023 Edison Awards)’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사진=SK온
SK온이 201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NCM9 배터리. SK온의 NCM9 배터리는 미국 최고 권위 발명상인 ‘2023 에디슨 어워즈(2023 Edison Awards)’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사진=SK온
해당 차량은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포드 F-150 라이트닝 2022년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 배터리가 탑재된 F-150 라이트닝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응급 시 가정용 대체 전력공급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V2H(Vehicle to Home) 기술과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술이 적용됐다.

현지에서 F-150 라이트닝의 경험담이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열린 밴드 '토라 토라(Tora Tora)'의 콘서트에서 F-150 라이트닝으로 정전 문제를 해결한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2022년 말에는 강풍과 폭설로 캐나다 전역의 집과 회사 등 100만여곳이 정전된 가운데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던 F-150 라이트닝 차주가 배터리로 집에서 44시간 동안 버틴 사연이 화제가 됐다. 포드에 따르면 F-150 라이트닝은 차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발전기로도 이용할 수 있다.
가정에 정전 시 F-150 라이트닝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모습. 사진=포드 홈페이지
가정에 정전 시 F-150 라이트닝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모습. 사진=포드 홈페이지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된 배터리는 SK온이 2020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NCM9으로, 니켈·코발트·망간 중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하는 고성능 하이니켈 배터리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514㎞ 주행이 가능하며, 분리막 사이에 양극과 음극을 지그재그 형태로 균일하게 쌓는 Z-폴딩 기술로 안전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니켈 비중이 높아질수록 주행거리는 늘어나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하이니켈 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했다.

131kWh의 용량의 배터리로 최대 9.6kW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어 정전 시 최대 10일 동안 가정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SK온은 미국 조지아 1공장에서 NCM9 배터리를 생산해 포드에 공급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