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개 가까운 게시물, 60여개로 정리…기사 캡쳐본도 다 내려
2월 13일 SNS 활동 비판 기사 올리며 '너나 잘하세요' 발언도 삭제
3월 8일 회장 승진 이후 인스타그램 소통 줄이며 본업 집중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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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변화가 생겼다. 회장 승진 이후 소통을 줄이고 본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정용진 회장이 인스타그램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한달 넘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2월까지만 해도 정 회장은 온라인 기사를 캡쳐해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2월 13일에는 '정용진 부회장, 한가한 SNS 즐길 때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며 "너나 잘하세요 별 XX넘을 다 보겠네"라는 글을 적기도 했다.

이외에도 미국 뉴욕의 한 식당에서 미국의 모델 지지 하디드와 만나 촬영한 사진을 올리거나 SM엔터테인먼트 사옥을 방문한 셀카(스스로를 찍은 사진)를 게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해왔다.
사진=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가족 사진을 제외한 대부분의 게시물을 내리고 피드(콘텐츠를 둘러보는 페이지)까지 정리했다. 약 480개(1월 기준)의 게시물이 최근 63개로 줄었다. 기사 캡쳐, 유명인과의 사진 등은 모두 없앴다. 2019년 7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정 회장은 활동 초기 총 게시물 수를 20여개 수준으로 관리했지만 최근 들어 삭제 처리 없이 수백개의 게시물을 공개 형태로 유지해왔다.

정 회장은 SNS를 잘 활용하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2019~2020년까지는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사들의 사업 홍보, 소비자들과의 소통 등을 중점으로 진행하며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2021년 들어 '공산당이 싫다', '멸공 논란' 등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마트 노조까지 나서서 정 회장의 SNS 활동을 비판하자 2022년 1월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라며 "저의 자유로 상처받는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입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정 회장은 사과 이후에도 꾸준히 인스타그램 활동을 이어왔다.

인스타그램 활동을 중단한 시점은 회장 승진 시기와 비슷하다. 정 회장은 지난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