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미국 부동산 위기 속 가려진 부의 기회
돈 버는 미국 부동산 투자
한국경제신문│최여경·한아름·김경호·이지영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에 먹구름이 짙게 깔렸다. 뉴욕 오피스 공실률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대출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9년 말 12.1%였던 미국 오피스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19.6%를 기록했다. 지난 40여 년간 분기별 공실률 최고치였던 19.3%를 갈아치운 수치다. 맨해튼, 실리콘밸리, 애틀랜타 등 대도시는 20%를 넘어섰다. 팬데믹 상황에 도입된 재택근무, 주 2일 근무 등이 안착되면서 오피스를 떠난 직장인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데다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그렇다면 미국 부동산 투자를 계획했던 이들은 시장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투자를 보류해야 하는 것일까.

언제나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법. 이러한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보는 움직임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눈길을 돌렸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월 13일 짐 가먼 골드만삭스 부동산투자부문 글로벌 총괄 겸 파트너는 프랑스 칸에서 열린 ‘MIPIM’(Marche International des Professionnels de L’immobilier, 미핌)에서 올해부터 CRE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주거용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CRE 시장과는 사뭇 다르다. 해외투자이민 기업 셀레나이민 최여경 대표는 “복잡한 도심을 떠나 교외로 이동한 재택근무자들이 몰린 텍사스주 동남부 오스틴이나 조지아주 애틀랜타 등 일부 지역은 오히려 집값이 상승하기도 했다”며 “자녀의 유학이나 이민 등 실거주를 목적으로 미국 부동산을 알아보는 이들에게는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은 실패를 부르는 신호탄이다.

<돈 버는 미국 부동산 투자>는 투자에 앞서 시장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의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갖는 투자처로서의 매력과 외국인이 얻을 수 있는 세제 혜택 등을 설명하며 미국 부동산 투자의 장점을 소개한다. 이 책은 3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이제 막 투자의 첫걸음을 뗀 미국 부동산 투자 초보자가 꼭 집중해야 할 내용을 담았다. 콘도미니엄, 아파트, 싱글 하우스 등 주택 형태와 같이 아주 기초적인 개념부터 실제로 미국 부동산 거래를 하기 위한 대출 제도와 절차, 부동산 매입 후 관리 비용과 추후 매매 절차 등 실전에 필요한 투자 팁 등을 소개한다. 두 번째 섹션은 브롱크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등 한국인이 제일 선호하는 미국 부동산 투자지인 뉴욕과 캘리포니아의 투자 유망 도시를 추천한다. 특히 자녀의 유학으로 미국 부동산을 고려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솔깃할 수밖에 없는 뉴욕 공립고등학교 순위와 주요 교육시설 등의 주변 학군도 소개한다. 많은 이들이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대해 궁금해하는 내용은 Q&A로 쉽게 풀어 설명했다. 미국 부동산 투자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세금이다. 다주택자의 부동산 세금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고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없어 투자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마다 부과하는 세금이 다르기 때문에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마지막 섹션은 취득부터 보유, 처분까지 단계별 미국 부동산 세금을 정리했다.

국내 부동산 투자와 미국 부동산 투자를 비교하며 설명하는 <돈 버는 미국 부동산 투자>는 단계별 가이드를 통해 미국 부동산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은 물론 현 미국 부동산의 흐름과 이슈부터 투자 가치가 높은 주요 지역별 특징 및 투자전략을 제시한다. 또 미국 부동산 투자에 앞서 필요한 경제 상식과 세금 구조, 절세법을 함께 설명하며 미국 부동산 투자의 A to Z를 한 권에 담았다. 이 책은 미국 부동산에 관심 없었던 이에게는 새로운 투자지에 대한 안목을, 미국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려는 이에게는 매우 유용한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