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이익 20억달러…제품 판매액만 '450억달러'
중국 패스트패션 앱 '쉬인'이 지난해 20억달러의 수익을 올리면서 거대 패션 공룡으로 성장하고 있다.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사이트와 앱 등 자사몰을 통해 판매한 제품 금액은 450억달러(약 61조원)에 달한다.
쉬인의 순익 규모는 지난해 급격히 늘었다. 2021년 11억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2022년 7억달러(1조원)로 주춤했으나 2023년 들어 크게 개선됐다.
현재 쉬인은 중국과 미국 규제당국의 상장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FT는 "쉬인의 IPO는 올해 최대 규모로 예상된다"라며 "최근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회사 가치는 600억달러(약 81조원) 이상으로 평가됐다"고 보도했다.
쉬인은 검색엔진 최적화(SEO) 전문가인 쉬양톈(크리스 우)이 2008년 설립한 패스트패션 회사로, 수천 개의 의류와 액세서리를 판매한다. 중국 난징에서 설립됐지만 현재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다. 패스트패션은 주문 즉시 음식이 나오는 ‘패스트푸드’와 비슷한 의미로, 최신 유행을 빠르게 적용하고, 저가와 대량생산이 특징인 의류를 뜻한다. 유니클로가 대표적 패스트패션 브랜드다.
쉬인의 시작은 ‘웨딩드레스’였다. 설립 초기 ‘ZZKKO’라는 이름으로 DTC(Direct to Consumer,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 웨딩드레스 사업을 전개했다. 당시 중국산 저가 웨딩드레스가 해외에서 인기를 얻자 쉬양톈도 해외 고객을 타깃으로 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고객들이 모이면서 사세가 확장되자 쉬인은 그해 ‘쉬인사이드’로 사명을 변경하고, 여성복 사업을 시작했다.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산자 직송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한 것은 쉬인의 성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 모델은 재고, 창고 비용 등의 부담이 없어 플랫폼 입장에서는 비용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쉬인은 판매자로부터 사진을 받아 홈페이지에 올리기만 하고 주문이 들어오면 모든 작업은 판매자가 처리했다. 2012년부터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을 강화했다.
2017년 쉬인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진출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국에서 빠르게 입지를 강화하며 현지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앱 중 하나로 올라섰다. 팬데믹 기간 미국 사용자의 검색 관심도에서 H&M과 자라를 제쳤다. 유로모니터는 “쉬인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쉬인의 성공요인은 △다양한 선택지 △저렴한 가격 △생산량 조절을 통한 재고 최소화 △소셜미디어 마케팅 등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스웨덴 패스트패션 업체 H&M, 스페인 패스트패션 업체 자라 등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