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실력·품격 있는 친절로 브랜드평판 1위
풀타임 활약으로 체력이 관건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찰칵 세리머니’로 득점을 자축하는 손흥민 선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찰칵 세리머니’로 득점을 자축하는 손흥민 선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영국 BBC에 의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선수가 ‘금주의 팀’ 베스트11으로 선정됐다.

최근 2023~2024시즌 EPL 30라운드 홈경기에서 역전 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에 앞장선 손 선수는 축구전문가에게 ‘손흥민이 없었다면 토트넘은 침몰했을 것’이라는 호평까지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022)을 비롯해서 세계스포츠협회 축구 평판상 선수 부문(2023), 타이탄 스포츠 2023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2024) 등 세계에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수놓고 있다.

2020년 한 보도에 따르면 손 선수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1조9885억원으로 추산됐는데, 월드클래스로 최고점에 있는 현재 그의 가치는 2조원을 훌쩍 넘을 만큼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2023~2024 시즌 27라운드 크리스털팰리스FC전에서 유럽 통산 207번째 골을 기록해 아시아인 유럽 통산 득점 단독 1위에 등극한 그는 팀의 아이콘으로도 자리 잡았다.

3월 31일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는 경기장에 난입해 그의 유니폼을 잡은 어린이 팬에게 미소 지으며 손을 잡아 주기도 했다. 소아암 투병 중인 한 소녀팬은 그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를 명료하게 말했다. “쏘니(손흥민의 별명)는 친절하고 골을 정말 잘 넣으니까요(He’s kind and he’s a really good goalscorer)”라고 말이다.

뛰어난 실력과 품격 있는 친절로 스포츠스타 브랜드 평판(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서 브랜드평판 1위를 지키고 있는 그의 이미지 브랜딩을 ABC 차원에서 분석해보고자 한다.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 선수가 암 투병 중인 팬과 만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회복을 기원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 선수가 암 투병 중인 팬과 만나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하고 회복을 기원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사진=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A(Appearance)
전 세계 팬 사로잡는 진정성 담긴 얼굴


손흥민 선수의 얼굴에는 가식이 없다. ‘영혼을 담는 그릇’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얼굴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얼’은 영혼을, ‘굴’은 모양·그릇을 뜻하듯이 얼굴을 보면 살아온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손 선수의 얼굴은 그런 면에서 거짓 없는 순수함이 돋보인다.

대부분 경기할 때나 인터뷰할 때나 매 순간 진정성 있는 표정으로 정성을 다하기에 수많은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분석된다. 그는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에서는 호주와의 8강전에서 연장전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자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2024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 경기가 끝난 뒤 그는 탈구된 손가락을 만지면서 눈물을 참기도 했다.

최근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원정 경기에서는 웃는 표정으로 카메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카메라 초점이 안 맞아서 카메라 감독이 그만 오라는 손짓 같은데 손 선수가 다가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 귀엽다”는 등의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감정에 거짓이 없는 그의 시그니처 세리머니 중 대표적인 것이 있다. 사진을 찍는 포즈다. 항상 자신이 넣는 골이 마지막 골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그 장면을 저장하고 싶어서 ‘찰칵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자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손흥민 선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 선수. 사진=로이터·연합뉴스
B(Behavior)
월드클래스의 남다른 리더십과 단호함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 경기 전날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사과를 한 후배 선수를 따뜻하게 감싸는 손 선수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예전부터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되는 선수들도 세심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식사 시간에 소외되는 사람이 없게 다 같이 함께 먹자고 제안하는 등 토트넘의 주장이 된 후에도 친근한 관계 형성을 위한 리더십 발휘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평상시에는 길을 가다가도 팬들이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하면 즉시 멈춰서 팬서비스를 해주는 그이지만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이들에게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23년 9월 11일 사우디전을 앞두고 팬서비스를 하는데, (사인을 팔아 금전적 이익을 챙기는 사람처럼 보이는) 영국인이 “왜 영국인들은 사인 안 해주고 한국인들만 해주냐”며 비난하자 “당신은 ‘사인팔이’니까요”라고 단호하게 일침을 가하는 태도를 보였다.

세계 팬들 사이에서 손 선수가 ‘월드클래스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이유는 물론 실력이다. 하지만 실력을 더 빛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상황을 고려해 취할 것과 거절할 것을 분별하는 능력과 진정성 담긴 품격 있는 태도라고 분석된다.
손흥민 선수는 2024년 2월 21일 SNS를 통해 이강인 선수에게 사과를 받았다며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다. 또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손흥민 선수는 2024년 2월 21일 SNS를 통해 이강인 선수에게 사과를 받았다며 함께한 사진을 공개했다. 또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C(Communication)
말의 내용은 예리하되 표현은 부드럽게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에 따르면 한 팬이 손 선수에게 유니폼 사인을 요청했는데, 팬이 가져온 유니폼은 토트넘이 1992년에서 1995년 사이에 착용한 것으로 보이는 레트로 셔츠였다. 약 30년 전에 사용됐던 토트넘 유니폼이라 지금은 구하기 힘들다는 걸 알고 있는 그는 “그거는 제가 못 한다. (셔츠를) 망칠까봐”라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말의 내용은 예리하되 표현은 부드럽게 하는 것이 그의 거절의 핵심 기술이라고 분석된다. 평상시 오해가 될 소지를 최소화하고, 상대방을 비방하는 말은 하지 않는 그는 경기에서도 자신이 골을 넣으면 도움을 준 동료에게 공로를 돌린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경기 관련 국민의 질타를 받은 후배 선수를 감싸며 이렇게 말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뜨거운 비난에 휩싸인 후배 선수를 용서해달라고 팬들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한 그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영국의 풋볼 런던과의 인터뷰에서 손 선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리더는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할 말을 해야 한다. 쏘니는 그런 리더”라며 캡틴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줬다.

팀의 에이스로서 최근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손 선수는 최근 장거리 비행 후 직전 경기 풀타임에 가까운 활약으로 쉬지 못한 그의 체력이 관건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적지 않은 만큼 건강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때다.

손 선수의 실력과 인기는 그의 브랜드 가치에 직결되고 글로벌 브랜드 제휴와 광고 계약은 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그의 핵심 가치는 실력을 바탕으로 한 ‘품격 있는 진정성’에서 배어나온다고 분석된다.

순수한 땀방울과 무방부제 매력으로 형성된 그의 이미지 브랜드는 비교 불가의 ‘한국스러운 고유함’이 있다. 요란하지 않지만 멀리서도 빛이 나고 보면 볼수록 매혹되는 ‘백자’와 같은 담백함이다. ‘손흥민’이라는 이름 석 자가 앞으로 어떻게 또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된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