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동통계국은 이날 밤 9시30분(한국시간·미 동부시간 오전 8시30분)에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고 2년 가까이 둔화한 미국의 헤드라인(전년 동월 대비치)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에서 횡보했다. CPI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통화정책 결정의 근거로 사용하는 물가·고용 관련 지표다.
이날 월가 전문가들은 3월 CPI가 전년 대비 3.4%, 전월 대비 0.3% 올랐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월가 대표 강세론자로 꼽히는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는 전날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3월 CPI가 주식시장 상승랠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까지 발표된 물가 지표는 계절적인 요인이 반영되어 높게 집계됐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사실상 이번 주 나오는 3월 CPI가 올해 들어 확인할 수 있는 가장 ‘깨끗한(Clean)’ 물가 지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3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주식시장은 조정 빌미를 모색할 공산이 크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되면 금리인하 기대가 더 약해질 수 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6월에 연준이 25bp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6.4%를 나타냈다. 동결 가능성도 42.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전날에는 세계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미국 금리가 향후 8% 이상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시장의 혼돈을 높였다. 그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물가 지표를 포함해 많은 주요 경제지표가 현재 호조를 나타내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앞을 내다보면 물가 상승에 압력을 가할 요인들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 주식과 채권 시장이 과도한 낙관론에 기반해 고평가돼 있따며 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다이먼 회장은 “만약 장기채 금리가 6% 이상으로 상승하고 경기 침체까지 수반한다면 은행 시스템뿐만 아니라 부채가 많은 기업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금리가 2%까지 떨어지거나 8% 또는 그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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