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사진 명소로 유명한 로손 편의점/사진=가디언 홈페이지 갈무리
후지산 사진 명소로 유명한 로손 편의점/사진=가디언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의 후지산을 배경으로 하는 사진 명소에 가림막이 설치된다. 매너 없는 일부 관광객의 행동에 해당 업소가 피해를 보자 일본 당국이 칼을 빼 든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CNN 등 외신은 지난 26일(현지 시각) “일본 당국이 관광객들의 무례한 행동에 분노, 사진 명소에 후지산을 가리는 거대한 가림막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진 명소로 유명한 이곳은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에 있는 로손 편의점이다. 후지산으로 향하는 요시다 등산로 길목에 있고, 뒤로 후지산 전경이 펼쳐져 있어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편의점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 업소들까지 큰 피해를 보게 됐다.
쓰레기를 버리고 가거나, 교통 법규를 무시한 채 차를 아무 데나 세워두고, 허가 없이 주변 건물에 주차하는 일부 관광객 때문이다. 또, 인근 병원까지 침입해 옥상에서 사진을 찍는 일도 벌어졌다.

경비원을 배치하고 경고 표지판을 세웠지만, 관광객들은 이를 모두 무시했고 같은 문제들이 계속 발생했다.이러한 행위에 편의점은 영업에 지장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최후의 조치로 후지산 배경을 가리게 된 것이다. 일본 당국은 길이 20m 높이 2.5m의 그물을 설치해 후지산 전경을 가릴 예정이다. 사진 촬영 자체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후지카와구치코 당국 관계자는 AFP통신에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일부 관광객들 때문에 이런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가림막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달 월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첫 3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팬데믹 이후 관광객 수가 급증하면서 여러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일본 당국에 따르면 후지산 등산로에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더불어 부적절한 옷을 입은 등산객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 문제에 대응해 올여름부터 인기 경로를 이용하는 등산객에게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또 요시다 등산로의 하이킹 인원도 하루 최대 4,000명으로 제한하며, 등산 출발 시간도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금지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