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센터학회, 낮은 진찰료 조정 “2031년부터 5년 동안 1만 원 인상 제안”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은 27일 “비상사태에 처한 한국 의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낮은 진찰료와 본인부담금 조정에 대한 사회적 대합의로 의대생과 전공의를 학교와 병원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문제는 한국의 내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의 너무 낮은 진찰료”라고 짚은 뒤 미국의 사례를 들어 진찰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1년에 약 3만7000명의 전공의를 모집해 한국의 3130명의 12배에 달하고, 이들이 전공의 정원은 인구 대비로 봐도 한국의 1.8배”라며 “미국에서 많은 의사가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보다 10배 높은 진찰료와 30∼50분에 달하는 긴 진찰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의사는 하루에 환자 10명을 검사 없이 진찰만 해도 생존할 수 있지만, 한국의 내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는 하루에 환자 50명만 진찰하면 파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입학하는 의대생이 의사가 되는 2031년부터 2035년까지 매년 진찰료를 2000원씩 5년 동안 1만원을 인상하는 방식을 검토해볼 만하다고고 제안했다.

필수의료를 집중적으로 올리고 진료과목에 따라 차등 적용하면 1년에 약 3조 원 예산으로 가능하다는 게 홍 회장의 추산이다.

진찰료 인상분 1만 원 중 5000원을 환자가 부담한다면 1조5000억원만 더 부담하면 된다.

그는 진찰료 개정안을 제시한 뒤 “전공의와 의대생은 정부와 국민들에게 미래의 진찰료 1만원 순증 또는 전문의 상담료의 신설을 요구하고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한국 의료의 궁극적인 책임은 의료를 잠시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고, 죽을 때까지 의업을 하는 의사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