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정 신세계백화점 한식연구소 팀장 인터뷰

한식연구소, 2021년 한국 알리기 위해 설립된 조직
한식 다이닝바 '자주한상' 통해 정통한식 선보여

'퓨전 다이닝' 아닌 '정통 한식' 선택
한희정 팀장 "신세계니까 가능한 결…VIP 반응 좋아"

한희정 신세계백화점 한식연구소 팀장. (사진=서범세 기자)
한희정 신세계백화점 한식연구소 팀장. (사진=서범세 기자)
“신세계는 오랜 기간 한식을 연구해왔다. 한식연구소는 그동안 만들어낸 성과를 ‘어떻게 하면 고객 일상에 녹여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된 조직이다. 신세계 고객들에게 최상의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다.”


신세계백화점 한식연구소를 총괄하는 한희정 팀장은 6월 7일 ‘자주한상’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자주한상은 신세계가 처음 선보이는 한식 다이닝바 브랜드로 백화점이 직접 관리·운영한다.제대로 된 한식, 신세계에서신세계백화점은 2021년 한식만 전문으로 연구개발하는 ‘한식연구소’를 만들고 F&B 바이어로 근무하던 한희정 팀장에 조직을 맡겼다. 한국의 음식 문화를 연구해 선조의 미식 문화를 되살리고 고객의 일상 속에서 다양한 한식 콘텐츠를 제안하는 게 연구소의 역할이다. 자주한상도 연구소 산하에서 운영하는 브랜드다.

한 팀장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는 일반 고객, VIP 고객 등 모두가 품격 있게 이용하는 공간”이라며 여기서 우리 음식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획하게 됐다. 특히 호텔을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들에게 ‘정통 한식’을 선보이면 뜻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하우스 오브 신세계 자주한상 매장 모습. (사진=서범세 기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하우스 오브 신세계 자주한상 매장 모습. (사진=서범세 기자)
자주한상은 제대로 된 한식 찾기가 어렵다”는 VIP 고객들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 한 팀장은 신세계가 한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테스트 기간에 VIP들에게 시절식 메뉴를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자주한상에서 판매하는 전 메뉴는 신세계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신세계 암소한우’, ‘발효:곳간’ 등의 재료를 사용한다.

품질도 최대한 끌어올렸다. 대표적인 게 ‘밥’이다. 자주한상에서 제공하는 쌀밥은 3가지 쌀을 혼합했다. 식감과 향을 위해 삼광, 여리향, 백진주쌀 등 최고 품종의 쌀을 섞었다. 3가지 품종의 쌀을 함께 내놓을 경우 단일 품종 대비 유통기한이 짧아지고 재고관리가 어려워지는 단점이 생긴다. 한식연구소는 단점보다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한식의 퀄리티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주한상에서 판매하는 한식 메뉴. (사진=서범세 기자)
자주한상에서 판매하는 한식 메뉴. (사진=서범세 기자)
원재료를 관리하는 또 다른 장점은 ‘가격’이다. 자주한상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1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한식연구소는 고객들의 가격 부담을 최대한 낮추면서도 한식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했다. 재료를 직접 공급·관리해 가격대를 낮출 수 있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한 팀장은 신세계는 한식과 식재료에 진심”이라며 그런데 소비자들은 잘 모르지 않냐. 곳곳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노력을 자주한상에서 한번에 보여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신세계 노력의 집약체”라고 강조했다.진짜 ‘전통주’가 있는 곳 특히 자주한상은 ‘퓨전 한식’이 아닌 ‘정통 한식’을 고집한다. 신세계백화점에 오면 ‘좋은 재료’로 만들어진 ‘진짜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심어주겠다는 게 한식연구소의 목표다. 한식연구소에 소속된 MD 바이어 3명과 연구개발(R&D) 셰프 6명 모두 정통 한식 메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한 팀장은 정통 한식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한류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정통 한식을 하는 곳들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며 글로벌화를 위한 퓨전 기법들이 많이 섞이고 있다. 우리는 현대의 고객들에게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한식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밝혔다.

자주한상에서 음식만큼 신경 쓴 부분은 ‘주류’다. 백화점에서 주류 판매에 주력하는 것은 이례적인 결정이다. 대부분의 점포 영업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비교적 일찍 마감을 하는 탓에 고객들이 술을 마시기 애매한 탓이다.
주류 샘플러. (사진=서범세 기자)
주류 샘플러. (사진=서범세 기자)
자주한상. (사진=서범세 기자)
자주한상. (사진=서범세 기자)
한 팀장은 “자주한상은 주류를 중심으로 모든 걸 구상했다”라며 “음식들도 전통주를 즐기기에 적합한 것들로 만들었다. 호텔의 라운지&바와 같은 느낌을 내려면 술이 필수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병 단위 구매가 부담스러운 점심에는 샘플러(소량) 전통주도 판매한다. △증류주 3가지 각 40mL △막걸리 3가지 각 80mL 등을 1만~2만원대에 선보인다.

이외에도 전통주 명인과 실력 있는 양조장의 좋은 술을 엄선하여 소개하는 다양한 전통주를 판매한다. 신세계 와인 소믈리에가 자주한상의 안주 음식과 잘 어울리는 샴페인,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도 선정했다.

마지막으로 한 팀장은 모두가 ‘한식’ 하면 신세계를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며 자주한상은 우리 고객뿐만 아니라 한식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장소,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는 장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