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韓 시장 빠르게 장악”...유통 개선 마련 시급
알리, 테무 등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의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공개한 최근 5년간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9000억달러에서 지난해 5조8000억 달러로 5년 만에 2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징동닷컴과 알리바바, 테무 모기업 핀둬둬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빅3’의 최근 5년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41.0%로 집계됐다. 세계 전자상거래 연평균 성장률보다 2.8배나 높은 것이다.

업체별로 매출 순위를 보면 5대 기업 중 3개가 중국 플랫폼으로, 1위 아마존(미국), 2위 징동닷컴(중국), 3위 알리바바(중국), 4위 핀둬둬(중국), 5위 쿠팡(한국) 순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도 중국 플랫폼 확대로 큰 변화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역대 최대인 228조9000억원으로, 중국과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5위에 오를 정도로 커졌다.

지난해 한국의 중국 플랫폼을 통한 구매액은 전년 대비 무려 121.2% 증가한 3조 3000억원으로, 미국 플랫폼을 거친 구매액 1조 9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중국 플랫폼의 빠른 성장세 속에 한국의 해외 전자상거래도 2021년 기점으로 구매액이 판매액을 넘어서며 적자 전환되면서 지난해에는 그 적자 폭이 5조1000억원에 달했다.

한경협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분석한 결과, 중국 플랫폼들은 작년 초부터 한국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사용자 수 기준으로 지난해 1월 플랫폼 순위는 1위 쿠팡, 2위 11번가, 3위 G마켓, 4위 티몬이었다. 5위는 2018년 국내 시장에 진입한 알리익스프레스로, 1∼4위에 한국 기업들이 포진했었다.

하지만 올해 5월 기준 쿠팡은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2∼5위는 차례로 알리익스프레스, 11번가, 테무, G마켓이었다.

중국 기업이 2위와 4위를 꿰찬 것으로, 테무는 작년 7월 국내 진출 후 1년도 안 돼 5위권에 진입했다.

한경협은 “중국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는 상황에서 규제 중심의 유통 정책 개선과 소비자 보호 강화, 국내 중소 유통·제조사 지원 등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