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는 최상류, 인스타는 중류?' SNS에서 최신 트렌드 읽는 법[비즈니스포커스]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 대표 화두 중 하나는 ‘도파민 중독’이다. 데이터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온라인상에서 ‘도파민’이라는 단어의 언급량은 2021년 1월 대비 약 32배 늘었다.

그 뒤에는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의 쇼츠, 틱톡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있는데 ‘중독’이 따라붙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 손에 너무 가까워 접근하기 손쉬운 SNS에 범람하는 몇 초 분량의 자극적인 숏폼 영상 때문이라는 것이다.

SNS는 말 그대로 이용자들이 서로 정보와 의견, 일상을 공유하며 대인관계를 확장하는 도구로 등장했지만 이렇듯 본질은 퇴색되고 새로운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사용자 수, 연령 등으로 설명되는 SNS 인기의 척도 또한 같은 맥락이다. 최근 등장한 ‘스레드(Threads)’부터 출범 20주년을 맞은 ‘페이스북’ 등을 현시점에서 살펴봤다.

● 엑스는 어떤 SNS
'X는 최상류, 인스타는 중류?' SNS에서 최신 트렌드 읽는 법[비즈니스포커스]
최근 온라인상에서 트렌드의 발생부터 소멸까지의 흐름을 그린 이미지가 화제가 됐다. 종합 마케팅 에이전시 대학내일의 리서치 채널 ‘캐릿(Careet)’이 16~28세 1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20이 생각하는 트렌드의 흐름(2024년)’이라는 제목을 붙여 내놓은 결과다.

트렌드의 씨앗이 만들어지는 ‘최상류’에는 엑스(구 트위터)가 꼽혔다. 엑스는 미국과 일본에서 ‘국민 SNS’로 인식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인기 높은 SNS가 아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작년 4월 기준 가입자 수는 약 584만 명으로 한국인 10명 중 1명이 사용하는 꼴이다.

트위터의 월간활성사용자(MAU)도 지난 2월 649만 명을 기록하며 6위에 올랐다. 동기간 인스타그램은 2430만 명, 네이버 밴드가 1874만 명, 페이스북이 840만 명을 기록했다. 대중적인 SNS는 아니지만 ‘일상과 생각을 온라인에서 공유한다’는 SNS의 고유한 특징을 유지하며 이용자를 모아왔다는 평가다.

‘리트윗’(다른 사용자의 글을 다시 올리는 것), ‘인용’(코멘트를 더해 리트윗하는 것), ‘좋아요’ 등의 기능을 통해 이용자 간 소통부터 정보 저장까지 지원한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은 대부분 SNS에서 지원하는 ‘해시태그(#)’ 검색 기능의 시초도 엑스다. 방대한 정보를 ‘#’ 기호 뒤에 적힌 주제별로 묶어 검색과 문화·트렌드 공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가입 시 실명이나 전화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어 여러 계정을 생성하기 쉽고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도 차별화된 점이다. 엑스가 트렌드 형성 씨앗의 단계로 인식되는 이유 또한 정제되지 않은 ‘날것’의 텍스트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10~20대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덕이란 분석이다.

● 스레드는…인스타 후광 없다

메타(META)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은 국내 SNS 부동의 1위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인스타그램 MAU는 2430만 명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지난 데이터로 추이를 살펴도 2019년부터 MAU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SNS는 인스타그램이 유일하다. 2019년 2월 1241만 명에서 5년 새 2430만 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이에 힘입어 메타는 작년 7월 새로운 SNS인 ‘스레드’를 출범했다. 특징은 텍스트 기반의 SNS이며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된다는 점이다. 짧은 문장으로 게시글을 남기고 다른 이용자의 글을 ‘리포스트’, ‘인용’하는 기능이 엑스와 유사해 대항마로 등장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고전 중인 사용자 수는 이 SNS가 애매한 입지에 놓였다는 평가를 입증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5일 후인 7월 11일 국내 일일실사용자 수 약 25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주 만에 18만 명으로 하락했다. 앱 신규 설치 건수도 출시 이틀째인 7월 7일 13만 건을 기록한 이후 줄곧 감소해 15일 1만 명을 기록했다.

월별 통계인 MAU도 7월 73만 명으로 전체 SNS 중 14위에 그쳤으며 월간사용시간도 약 47만 시간으로 20위에 머물렀다. 같은 해 12월에는 163만 명, 올해 1월 179만 명으로 늘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우리는 인스타그램이 가장 잘하는 것을 스레드를 통해 텍스트로 확장하길 바란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엑스로부터 고스란히 빌려온 형식과 기존 보유한 ‘인스타그램 유저’들은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평가다.

서로 독립적인 앱이지만 별도 가입 절차 없이 기존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통해 스레드에 로그인할 수 있고 기존에 자신이 팔로우하던 계정을 스레드로 연동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제공하는 콘텐츠도 이에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다.

이는 결국 숏폼 콘텐츠에 대항할 수 있는 콘텐츠가 모이는 SNS로 발전하기 힘들다는 점으로 이어진다.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도파민 중독’의 근원이 릴스와 틱톡, 쇼츠 등 숏폼 동영상인 현시점에서 더 강렬한 ‘도파민’ 역할을 수행하며 이용자를 끌어모으기에 스레드의 게시물은 ‘약하고 개성이 없다’는 평가다.


● 출범 20주년 맞은 페이스북 근황은

2004년 출범해 SNS의 시작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인기에 밀려 ‘한물간’ SNS가 됐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페이스북 MAU는 지난 2월 840만 명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2019년 2월 대비 동기간 약 35% 감소했고 사용시간도 동기간 52억 분에서 23억 분으로 55% 줄었다. 특히 인스타그램과의 격차가 1590만 명으로 벌어졌는데 역대 최고치다.

원인은 사진과 짧은 글 위주의 인스타그램과 짧은 동영상 중심의 틱톡 등 새로운 방식의 미디어로 젊은층이 이동하면서 페이스북 이용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세대별 이용자 증감률을 보면 1020세대의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10대는 233만 명에서 101만 명으로 56% 줄었다. 20대도 343만 명에서 173만 명으로 49% 감소했다.

카카오톡 대신 메신저앱 용도로 페이스북의 ‘메신저’를 이용하는 젊은 세대가 늘며 2018년 6월 카카오톡에 이어 640만 명을 기록하며 2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옛말이 됐다. 페이스북 메신저 이용 경험이 있는 초중고생 비율은 2019년 56.1%에서 2020년 30%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인스타그램의 메신저 기능인 ‘다이렉트 메시지(DM)’를 이용한 비율은 20%에서 52.3%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한편 페이스북 이용자가 유지된 연령대는 50대밖에 없다. 2019년 2월 134만 명에서 2023년 2월 135만 명으로 제자리를 지켰다. 2019년만 해도 20대 이용자 수가 가장 많았지만 현재는 40대 이용자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전히 이용자 수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트렌드를 만들고 확산하는 젊은 세대의 이탈이 크고 지난 5년간 꾸준히 MAU가 감소해온 만큼 앞으로의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