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삼일빌딩. 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 본사가 있는 서울 종로구 삼일빌딩. 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가 매각과 분할 등을 통해 중간지주사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자동차 관리 사업 부문인 스피드메이트 사업부와 무역을 담당하는 트레이딩 사업부가 각각 물적 분할을 통해 연내 분사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SK네트웍스는 본체에 사업 조직을 두고 운영하는 구조가 아닌, 자회사를 거느라는 중간 지주사 체제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번 물적분할 과정을 거치면 SK네트웍스 본체 사업은 3개(신성장추진본부·정보통신사업부·워커힐)만 남는다. 이외 SK매직·SK렌터카·민팃·SK일렉링크 등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두게 된다.

워커힐의 경우 SK네트웍스 내 사업부지만, 운영 관점에서는 호텔업의 특성을 살려 독립적인 업무 수행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신성장추진본부는 전사적인 투자나 사업 혁신 방안 등을 추진하는 부서인 만큼 실제로 사업부서 중 본사 체제를 유지하는 건 정보통신사업부만 남는 셈이다.

SK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형 투자 회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올해 초 새로운 기업 비전으로 'AI 민주화'를 통한 인류의 문명화'를 제시했다.

최 사장은 'AI 중심 사업형 투자회사로서의 성장 전략, 주요 사업과 AI를 연계한 혁신 방향' 등을 소개하며, 각 보유 사업에 AI 기술을 접목해 2026년 영업이익을 7000억원으로 2023년(2373억원)보다 약 세 배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SK네트웍스는 AI 민주화 실현을 위해 앞으로 AI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대한 역량을 확보해 SK매직, 엔코아, 워커힐 등 다양한 사업에 차별적인 AI 솔루션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사진=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 사진=SK네트웍스
이에 따라 관련 없는 사업 정리를 통한 포트폴리오 조정에도 한창이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 SK렌터카 매각을 진행 중이다.

최근 SK렌터카 양도와 관련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본계약 체결을 공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에 대해 회사측이 SK렌터카의 사업 모델과 SK네트웍스의 AI 혁신 전략 간 연계성이 낮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AI 컴퍼니'를 새로운 경영 목표로 삼은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중간지주사 형태를 갖추면서 앞으로 신성장추진본부를 중심으로 본사 차원에서 AI 기반 사업 혁신을 지휘하며 인수와 투자, 자회사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주사 SK(주) 아래 SK이노베이션, SK스퀘어, SKC, SK디스커버리 등 4개 중간지주사 체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SK(주) 산하에 SK이노베이션·SK스퀘어·SKC 3개 중간지주사가 여러 자회사들을 통해 핵심 사업들을 이끌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도 소그룹 형태로 SK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그룹은 SK가스·SK케미칼·SK바이오사이언스·SK플라즈마 등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최창원 의장은 SK디스커버리그룹을 사실상 독자경영하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SK네트웍스도 최창원 의장의 SK디스커버리그룹처럼 중간지주사 형태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 꾸준히 나왔다. SK네트웍스는 오너 3세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과 전문경영인 이호정 대표가 이끌고 있다.

최성환 사업총괄 사장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다. SK(주)는 SK네트웍스의 지분 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SK네트웍스는 사업부 매각을 마무리한 뒤 재무구조 안정화 및 미래 성장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