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시중은행.사진=한국경제신문
서울의 한 시중은행.사진=한국경제신문
은행의 적금 상품 수요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적금 잔액은 33조4831억원으로 4년 전인 2020년 말 41조399억원과 비교해 약 18.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은행의 다른 수신 자산은 빠르게 불어났다는 것이다.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621조원에서 1987조원으로 22.5%늘었다. 특히 정기 예금 잔액이 동기간 630조2249억원에서 889조7062억원으로 41.2% 불어났다.

은행권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쳐 적금 상품의 수요 소비자층인 2030 청년층 사이 인기가 감소한 영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 시점 시중에 유동성이 높아져 국내외로 증시가 급등했고,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9년 말 618만명이었던 주식 소유자는 2023년 말 기준 1415만명으로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대와 30대의 주식보유 금액이 2020년 한 해에만 각각 120%, 92% 증가했다.

2022년부터 본격화된 기준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고물가에 따라 가계의 저축 여유가 감소해 적금 잔액 또한 감소한 것이란 평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순저축률(가처분소득 중 저축에 쓰이는 금액 비중)은 2020년 11.4%까지 오르다가 2021년 9.1%, 2022년 6.3%, 2023년 4%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내세우는 10%대 고금리 상품이 실제로 적용이 어렵고 납입액 한도를 둬 실질 수익이 크지 않다는 점이 소비자들이 돌린 이유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전북은행의 ‘JB슈퍼씨드적금’은 추첨을 통해 우대금리 13.6%를 제공한다. 확률상 납입자가 슈퍼씨드를 뽑을 확률은 겨우 0,2%라 사실상 기본금리 3.3%와 다름없다는 평가다.

임나영 인턴기자 ny9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