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가능성 제로 아냐…세계 경제 4% 증발할 것”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가 첫해에만 약 4조 달러(5,536조 4,000억 원)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경제의 3.9%에 달하는 규모다. 또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은 작지만 완전히 '제로(0)'는 아니라고도 짚었다.

2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수백만 명이 사망하고, 1년간 전 세계 GDP의 3.9%인 4조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피해 규모(전 세계 GDP의 약 1.5%)의 두 배가 넘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지정학적 단층선 위에 세워진 반도체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 일본, 대만 등이 한국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봤다.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치르게 되면 중국 GDP는 1년 사이 5.0%, 미국의 GDP는 2.3% 줄어들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권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느끼면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 일본, 미국에 대한 핵 공격을 시도할 만한 약 80~9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전면전 발생 시 한국 경제는 무역량 및 산업 생산 감소 등으로 37.5%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또 다른 시나리오로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제시했다. 이 시나리오가현실이 될 경우 한국의 GDP는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미국의 GDP는 0.5%, 0.4%, 전 세계 GDP는 0.5% 감소하는 데 그친다는 예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경우 변수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한미 합동 군사훈련과 주한 미군 배치 등의 한반도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남북한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렇다고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라고 말하며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은 전쟁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