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0일 서울 명동 환전거래소 창구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지난 2월 20일 서울 명동 환전거래소 창구 모습. 사진=한국경제신문
원·달러 환율이 약 5개월 만에 1340원선 아래로 하락했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달러화 약세로 방향성이 잡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오후 3시 30분 종가는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357.6원)보다 23.6원 하락한 1334.0이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21일(1322.4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7원 내린 1350.9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낙폭을 키웠다. 오전 10시 30분께는 1340원선 아래로 내려왔다. 원·달러 환율이 1340원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3월 26일(1334.6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전고점이었던 지난 8월 8일(1,377.2원)과 비교하면 40원 넘게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상대적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2까지 내려왔다.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14위안대로 모두 내림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며 위험 선호 심리가 나타난 점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꼽혔다.

시장에선 인하 폭에 대한 이견이 있을 뿐 연준이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73.5%로, 0.5%포인트 낮출 가능성은 26.5%로 점쳤다.

오는 23일부터 2박 3일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 시장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올해 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대한 힌트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연준 인사들은 주요 통화정책 방향 변화를 알리는 신호 발표의 장으로 잭슨홀 미팅을 활용해 왔다.

오는 21일엔 미국 7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된다. 해당 회의록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연준 인사들의 의사가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2일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도 예정돼 있다.

iM증권은 연말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달러 약세를 견인 중이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유럽 및 일본 경제에 비해 견조하다. 이는 달러화 약세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어 원화의 추가 강세 재료가 빈약하고 한국 역시 오는 10월부터 정책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데 이는 점차 원·달러 환율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동 휴전 협정 타결 등으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단기적으로 원화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