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SK텔레콤은 노사 양측이 직원 1인당 최대 3억원 위로금을 주는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 시행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의 넥스트 커리어는 희망자가 먼저 2년간 유급 휴직에 들어가 창업 등 다양한 시도를 한 뒤 본인 의사에 따라 복직 또는 퇴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퇴직을 결정하면 기본 퇴직금과 더불어 1인당 최대 3억원의 위로금을 받게 된다. 신청은 근속 25년 이상 되는 날 이후 또는 만 50세 이상(주민등록기준) 이후 만 56세 되는 해 12월31일까지 가능하다. 휴직 기간에는 기본급 일부를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통신 사업의 정체와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 단행이 맞물리며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거 이 프로그램의 참여 희망자가 예상보다 많지 않자 이번에 파격적으로 격려금을 인상해 희망자를 늘리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2019년부터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전까지 최대 위로금은 5000만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4593만원이다. 이는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많고, 국내 기업 중 연봉 상위 10위권 내에 드는 고임금 구조다. 연봉 자체가 많다 보니 넥스트 커리어에 참여한 이들도 소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최근 SK그룹은 그룹 전반에서 구조조정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SK텔레콤뿐만이 아니다. SK온은 지난 26일 전 구성원에게 희망퇴직과 자기개발 무급휴직 관련 '뉴챕터 지원 프로그램'을 공지했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지난해 11월 이전 입사자다.
SK온은 희망퇴직 신청자에게 연봉의 50%와 단기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SK온의 경우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사업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경영 효율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SK온이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은 2021년 출범 이후 처음이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10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 위험성을 강조한 이후 사업 개편을 본격화했다. 이후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정리하며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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