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소매점포 상우회가 경매로 생선을 사서 온 손님에게는 회를 떠주지 않겠다고 담합을 시도했다가 결국 경고 처분을 받았다.
A상우회는 지난 8월에서 9월 사이 약 250개 점포에 이르는 회원들이 소비자들이 경매상에서 직접 구입한 생선을 손질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소매판매까지 하는 경매상과는 거래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노량진수산시장에서 회를 싸게 먹는 이른바 '꿀팁'이 유행한 이후 발생했다. 소비자가 경매장에서 직접 활어를 구입한 다음 회만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시장 내 소매점포에서 떠 먹는 방식이다.
소매점포에서 활어를 고른 다음 상차림 비용을 내는 통상적인 이용 방식과 비교했을 때 비용이 약 30~4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상우회는 소비자들의 도매점포 이용으로 인해 영업이 어려워졌다고 보고 담합을 결정했다.
이들은 회원들에게 ▲중매인·보관장 등에서 판매한 활어나 기타 상품에 대해 가공 처리를 하지 말 것 ▲낱마리 판매를 하는 중매인·보관장과는 거래하지 말 것 등을 담은 각서를 받고 지난 8월 26일부터 담합에 나섰다. 특히 이 지침을 따르지 않을 경우 상우회 차원의 제재가 있을 것이라는 엄포도 놓았다.
하지만 다른 상우회 소속 소매점포들은 기존대로 손님들에게 여전히 회 뜨기 서비스를 제공했고 A상우회 내부에서도 소속 회원들이 반발이 제기되면서 담합은 의미가 없어졌다.
공정위는 해당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A상우회가 스스로 담합 행위를 멈췄고 잘못을 인정한 점을 고려해 경고 선에서 선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에 밀접한 사건이었던 만큼 신속히 처리하려 노력했다”며 “앞으로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경우 다시 조사를 거쳐 제재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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