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정관변경 통과 못 해, 신동국 회장만 이사회 진입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 간 다툼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고(故) 임성기 회장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고향 후배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3자 연합’이 추진한 정관변경안이 의결되지 못했다.
이번 정관변경 안건은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것이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9명으로 구성돼 5대 4 구도로 임 회장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차남 임종훈 대표이사에게 무게가 기울어 있다.
이에 신 회장과 임 부회장 두 사람이 나란히 이사회에 진입해 6대 5로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려는 것이 3자 연합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의결권을 보유한 주주를 대상으로 정관변경 안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출석 주주의 찬성 비율이 66.7%를 넘기지 않아 해당 안건이 부결됐다. 이날 의결권이 있는 전체 주식 수 6771만3706주 중 84.7%(5734만864주)가 출석했다.
결국 신 회장이 홀로 이사회에 진입하고 임 부회장 이사 선임 안건은 자동 폐기되면서, 이사회 구성은 5대 5로 팽팽한 구도가 됐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신동국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작금의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수 있도록, 보다 충실히 책임감 있게 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결정 최우선 순위에 두고 판단할 것이며,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시키면서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뤄내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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