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대비 17.8원 오른 1437원에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 통화긴축에 나섰던 2022년 10월 24일(종가 1439.7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장 시작과 동시에 6.8원 상승한 1426원으로 출발해 오전 11시 40분께 1438.3원을 찍었다. 이후 내내 1435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1437원으로 마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되면서 ‘탄핵 정국’ 전개로 환율이 요동치는 모습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오는 14일 2차 탄핵안 표결을 예고한 만큼 당분간 정치 불확실성으로 원·달러 환율 등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정치 혼란에 당분간 1400원대 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환율 밴드는 1410~1460원으로 전망한다”고 했고,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탄핵 표결이 부결됐으나 야당이 이번 주 다시 안건을 상정해 표결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지난 3일 비상계엄에서 시작된 정국 불안 장기화 조짐이 확인됐다”며 “일련의 사태가 원화 가치 추락으로 이어질 악재라고 진단해 단기적으로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은 이날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와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및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등 시장안정 조치를 즉각 가동한다고 밝혔다.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외환수급 개선 방안도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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