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올해의 CEO]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올해 질적 양적으로 급성장했다. 주목받는 신제품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현지에서 출시됐을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역대 최고 연간 매출액 달성도 앞두고 있다. 미래를 위한 기반도 닦았다. 모두 창업주이자 회사의 상징인 서정진 회장이 진두지휘한 결과물이다. 서 회장은 영업, 마케팅까지 직접 발로 뛰며 솔선수범의 리더십, ‘책임경영’을 몸소 선보였다.

서 회장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자가면역질환 신약 ‘짐펜트라’ 현지 영업에 직접 나섰다. 짐펜트라의 성공 여부는 셀트리온 주주들이 올해 가장 관심을 갖던 주제였다. 당장 실적에 반영되는 데다 현지 유통 파트너를 통하지 않은 직접판매(직판)에 과감하게 도전한 사례여서다. 짐펜트라는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인플릭시맙 성분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꾼 제품이다.

서 회장이 올해 2월부터 본격적인 현지 영업에 나섰다. 그 결과 짐펜트라는 미국 내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이하 PBM)에 모두 등재되며 셀트리온의 시장 확대에 기여했다. 짐펜트라는 현재까지 30개 중대형 및 지역형 PBM, 보험사와 계약을 완료했고 미국 보험 시장에서 90% 이상의 커버리지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은 내년에도 서 회장을 중심으로 더욱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짐펜트라를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대한민국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등극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발로 뛰는 리더십, ‘글로벌 빅파마’ 도약 준비[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 2024 올해의 CEO]
셀트리온은 지난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매출액 8819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하는 등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2조4936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연간 매출 2조1764억원을 돌파했다. 12월 초 기준 올해 매출 목표 3조5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올해 셀트리온은 미래에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우선 셀트리온과 의약품 해외 판매를 담당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해 양사로 분산돼 있던 자산을 통합했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자원을 신약개발, 라이선스인, 인수합병(M&A)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 글로벌 공급망 운영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대응력을 높였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약개발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올해 ‘옴리클로’(졸레어 바이오시밀러), ‘스테키마’(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스토보클로-오센벨트’(프롤리아-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와 같은 후속 파이프라인의 품목 허가를 잇따라 획득했다. 주력이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에서 알레르기 질환, 안 질환, 골 질환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콘퍼런스인 월드 ADC에서 신규 ADC 파이프라인 ‘CT-P70’ 및 ‘CT-P71’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 치료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상에 들어간다. 셀트리온은 2029년 첫 상업화를 목표로 ADC 신약 3종, 다중항체 신약 3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 회장은 신약개발 외에도 CDMO(의약품 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를 통해 셀트리온을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인 CDMO법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 설립을 마쳤다. 그는 12월 17일 간담회에 직접 나서 “2030년까지 생산능력 20만L 가동을 목표로 총 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보름 기자 br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