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죄인인데" 참사 유족 조롱글···경찰 수사
경찰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인 의대생을 조롱한 온라인 커뮤니티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참사 유족인 의대생을 모욕하는 게시글을 비롯한 86건의 악성 글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중 5건은 글 게시자를 특정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됐으며 44건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37건은 수사자료 확보 방법과 관련해 검찰, 커뮤니티 운영사업자 등과 협의 중이다.

앞서 1일 의사와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는 '사고 현장 텐트에서 국시 공부하는 정신은 존경한다'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주항공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20대 의대생 ㄱ씨의 인터뷰 기사를 캡처한 게시글이었다.

ㄱ씨는 한 매체 인터뷰에서 "우리 엄마(희생자)가 이번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1년 더 공부하기를 원치 않으실 것"이라며 재난 구호 텐트에서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이 게시글에는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 등의 악성 댓글이 이어졌다.

경찰은 작성자 신원 확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구조 작업 중 소방공무원이 순직했다는 허위 영상을 게시한 유튜브 채널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대표단은 희생자와 유가족 대상 악성 게시글에 대한 처벌을 촉구하는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속히 게시자를 특정·검거하고 엄정하게 사법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