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상황 좋지 않다는데”...소상공인, 폐업 못하는 이유
소상공인 대부분이 대출 상환과 이자 납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3명 중 1명은 지난해 대출액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생계형 창업으로 장사가 안돼 폐업을 하려고 해도 남아 있는 대출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1월12일부터 12월 6일까지 소상공인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영실태 및 정책과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78.3%가 사업 목적으로 대출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대출 보유자 중 34.9%는 전년도 대비 2024년 대출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대출이 있는 소상공인의 93.7%는 원리금 상환이나 이자 납부 등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용 중인 대출 금리 평균은 4.99%였고, 금리가 5.0% 이상인 경우도 65.9%에 달했다.

응답자 52.3%는 가장 큰 사업 부담 요인으로는 원자재비·재료비 상승 등 고물가를 꼽았다. 내수 침체로 인한 매출 감소(43.1%), 대출 상환 부담(36.4%), 인건비 상승·인력확보의 어려움(35.5%)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럼에도 올해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이는 취업 어려움과 노후 대비 등 생계형 창업이 전체의 78.5%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중기중앙회는 분석했다.

또 응답자 중 95%는 올해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55.6%)되거나 비슷(39.4%)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영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5.0%에 그쳤다.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으로는 금융지원(80.8%)을 꼽은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회나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 완화(63.4%)가 가장 많았고 인건비 상승·인력 부족 해결(63.0%), 소상공인 소득공제 혜택 확대(29.6%),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28.3%) 순으로 조사됐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