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해외여행을 위해 출국한 우리 국민(재외 동포 제외) 가운데 20세~29세는 51만607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대 해외여행 증가율은 2220%(2023년 2월)까지 치솟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둔화하더니 올해는 0%대까지 추락했다.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퇴세대인 5060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0대 해외여행객은 47만444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고, 60대는 30만1903명으로 2.7% 감소했다. 5060의 해외여행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여행 수요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은 고환율에 있다. 지난해 850원대를 기록하던 원·엔화 환율은 980원대까지 뛰었고, 원·달러 환율은 1330원대에서 1460원대로, 1460원대이던 원·유로 환율은 1580원대로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일본에 갈 경우 약 16%, 미국은 10%, 유럽은 8%가 오른 셈이다.
20대에서 유행하던 ‘소확행’과 ‘플렉스’ 트렌드가 사라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이다. 짧은 기간 동안 단거리 해외여행을 가는 방식으로 소확행이 유행했었다. 하지만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25년 1월 ‘소확행’의 검색 검색량은 2021년 2월에 비해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과시를 의미하는 ’플렉스’ 문화 역시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플렉스 검색량은 2022년 3월 정점을 찍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용이 많이 드는 장거리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업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서 겨울방학과 연초 효과가 겹치는 1월은 성수기로 통한다. 올해는 예년과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만약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코로나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갈 수도 있다"라며 우려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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