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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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트와이스 등 K팝 그룹이 최근 연달아 중국을 방문하면서,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도 한류 문화 수용을 통한 한중 관계 회복 가능성을 조명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관광과 K팝을 시작으로 한국과 관계 개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한 조처를 하는 가운데, 중국이 K팝 등 한류 콘텐츠 수입을 허용하며 한국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K팝 아이돌 그룹의 최근 중국 방문 사례를 소개했다. 최근 걸그룹 아이브는 상하이에서 200명의 중국 팬과 사인회를 열었다. SCMP는 이날이 한국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정책이 지난해 11월 중국의 한국인 무비자 입국 정책 시행에 대한 상호 조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트와이스는 지난 2월 22일, 새 앨범 홍보를 위해 상하이를 방문했다. 특히 매체는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어 중국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은 사건 이후 9년 만에 중국 본토에서 열린 공식 일정이라고 전했다.

영화 분야에서도 훈풍이 감지된다.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은 지난 3월 초부터 중국 전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SCMP는 “중국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정책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한류에 대한 비공식 제한을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 한류 콘텐츠를 비공식적으로 제한해 왔다.

저우샤오레이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SCMP에 “최근 한중 문화 교류의 흐름은 중국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은 트럼프가 중국에 더 강한 압박을 가하기 전, 중요한 이웃이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저우 교수는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고 있지만, 한국이 현재 탄핵 정국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