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은 28일 오전 9시부터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까지 개회되지 않았다.
이날 정기 주주총회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내부거래를 통해 인위적으로 상호주 외관을 다시 작출하기 위해 주주총회 개회를 고의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은 "최 회장 측 대리인이 미참하고 시스템 정비 등 각종 핑계로 개회가 지연되고 있다"며 "최 회장 측이 내부거래를 통해 인위적으로 상호주 의결권 제한 구조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풍정밀 등을 동원해 선메탈홀딩스(SMH)로 영풍 주식을 양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버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현재 상대가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검사인 참관하에 확인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해당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시간이 길어졌다"면서 "조금 전 입장은 시작됐으며, 양측 위임장 검수를 최종 마무리하는대로 개회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오늘 언론에 배포한 내용은 오히려 법원의 판결을 뒤엎고 꼼수와 탈법으로 자신들이 하고 있는 파행의 책임을 당사에게 전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는 법원에서 파견한 검사인의 관리 속에서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준비,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날(2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에 따라 영풍이 이날 고려아연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영풍은 곧이어 정기주총을 통해 1주당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의함으로써 고려아연 해외 계열사인 선메탈홀딩스(SMH)와의 상호주 관계를 해소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28일 고려아연 자회사 SMH가 케이젯정밀(옛 영풍정밀)로부터 영풍 주식 1350주를 매입해 지분율이 10.03%가 됐다고 공시했다. SMH가 보유한 영풍 지분율이 다시 10% 이상으로 회복됨에 따라 상호주 제한에 따른 영풍의 의결권 제한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상호주 의결권 행사를 둘러싼 고려아연과 영풍·MBK 연합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이날 주총이 파행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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