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 지수는 113.5(2020년=100)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지난 1월 1.6% 감소했던 전산업 생산은 2월(1.0%)과 3월(0.9%) 증가로 반등했지만, 4월 다시 뒷걸음질 쳤다.
공공행정(-6.3%)·광공업(-0.9%)·서비스업(-0.1%)·건설업(-0.7%) 등 각 부문에서 모두 생산이 줄어들었다.
생산 감소에는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 자동차 생산은 4.2% 줄어, 5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고 반도체 생산도 전월 대비 2.9% 줄었다. 분기 말인 3월에 집중 생산이 이뤄진 데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중심으로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여전히 두 자릿수 증가세(21.8%)를 보였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자동차 생산의 경우 친환경차라든지 특수 목적용 등 완성차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3월부터 현대기아차가 미국 조지아 생산 공장(HMGMA)에서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고, 여기에 25% 품목 관세 부과 영향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수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와 투자 역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서비스 소비를 보여주는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에서 늘었으나, 전문·과학·기술, 금융·보험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백화점(-3.5%)·대형마트(-2.3%) 등 소비도 일제히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0.4% 감소하며 2개월 연속 줄었다.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0.7% 줄어 마찬가지로 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수 심리 관련 속보 지표들은 5월부터 올라오는 흐름이 보이고 있고, 광공업 생산이 나쁘지 않은 만큼 수출 쪽에서 (관세 영향 등으로 인한) 하방 리스크를 어느 정도 버텨주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 민간소비가 회복되더라도 한국 경제 성장률은 0%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은 전날 올해 한국 경제가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3개월 전 내놨던 전망치의 반 토막 수준이다. 0%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등으로 성장률 쇼크가 나타났던 때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또 민간 소비가 올해 1분기(1~3월)를 저점으로 서서히 회복되면서 올해 GDP가 0.8% 성장한다고 할 때 내수가 0.8%포인트를 모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순수출이 올해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몫은 ‘0%’였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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