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8월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기업들의 올해 자사주 매입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 개선과 세금 감면으로 현금 보유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역 정책 혼란으로 투자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현금을 자사주 매입에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자산운용사 버리니 어소시에이츠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국 기업들이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가 9836억달러(약 1311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1982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연말까지는 1조1000억달러(약 152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 매입은 애플,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과 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 금융사가 주도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5월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기업 비용이 수백만 달러 증가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7월에 발표된 분기 실적에 따르면, 애플은 363억달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올해 초 7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보유 규모는 21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도 7월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00억달러, 모건스탠리는 2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

버리니 어소시에이츠 제프리 예일 루빈 회장은 “상황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보다 좋다. 기업들은 현금이 넘쳐난다”며 “수익 개선 전에도 이미 경영상황은 양호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사주 매입을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지출이 줄지 않았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피츠패트릭 운용 이사는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현재 소비자들의 재정 상태가 상당히 양호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