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움직임에는 GDP의 68%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의 중요성이 가장 크지만 경기선행적인 측면에서는 제조업 관련 지표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제조업 동향에 있어 가장 직접적이며 선행성이 높은 자본재 지출 관련해서 점검해 보자.
[표1]은 1999년 초 이래 자본재 신규주문과 S&P500 지수 추이이다. 자본재 신규주문의 움직임은 경기에 선행하는 동시에 주가 방향성 예측에도 유용한 수단이다. 이는 과도한 자본재 투자가 이루어진 이후에는 주가와 경제에서 거품이 빠질 수밖에 없다는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1999년부터 자본재 신규주문의 고점이라 할 수 있는 시기는 5차례 있었다. 신규주문과 주가 고점을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면 2000년 IT 거품 때는 주가 고점에서 신규주문이 3개월 후행, 2007년 금융위기 때는 2개월 후행하였다.
신규주문 고점은 두 시기 모두 주가 고점에 후행하였으나 주가의 대세 하락 초기에 하락 신호를 보여 더 큰 손실을 막는 데 활용할 수 있었다.
이후 2014년과 2017년의 신규주문 주문 고점에서는 IT 거품 및 금융위기와 같은 대세 하락장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후 2015년과 2018년에 나타난 –10%대의 하락을 동반하는 비교적 긴 기간 조정에 선행하여 전체적인 시장 방향성 예측에 유용했다. 다만 가장 가까운 시점인 2023년의 신규주문 고점은 주가에 별다른 시사점을 주지 못했다.
최근 동향을 보면 자본재 신규주문은 올해 5월 고점에 이른 후 6월(최신 수치) 하락 전환하였다. 이번 5월 수치가 사상 최고액인 만큼 하락이 다시 상승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표2]는 제조업 관련 대표적인 설문조사 지표인 ISM 제조업지수와 설비투자 계획지수이다. 설비투자 계획지수는 향후 6개월 투자지출을 묻는데 올해 1월 고점에 달한 후 하락했음을 고려하면 [표1]의 자본재 신규주문도 향후 감소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신규주문 및 설비투자계획 관점에서 보면 고점 대비 적어도 –10% 대 하락을 동반하는 긴 등락 장세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보유 후 매수’라는 장기투자 전략에 더해 경기 사이클을 고려하여 주식 비중을 조정하는 유연한 전략의 유용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 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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