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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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브랜드 메시지’ 서비스를 둘러싸고 카카오와 문자메시지 업계 간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개인정보 보호 논란과 함께 1조5000억원 규모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충돌로 번지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특수한유형의부가통신메시징사업자협회(SOMA)는 지난 19일 카카오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카카오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 활용한다는 이유에서다.

SOMA는 문자메시지 발송 업체들이 소속된 협회이다. SOMA는 카카오가 광고주로부터 받은 전화번호를 카카오톡 계정과 무단 매칭해, 이용자 동의 없이 일반 대화창으로 광고를 발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랜드 메시지 수신 과정에서 이용자 데이터가 활용되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카카오 브랜드 메세지
카카오 브랜드 메세지
브랜드 메시지는 카카오가 지난 5월 출시한 기업용 광고성 메시지 서비스다. 소비자가 과거 수신 동의를 했다면 채널 추가 없이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수신자 동의를 얻은 뒤 발송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브랜드 메시지 소개서에는 ‘카카오톡 채널 친구 및 광고성 정보 수신 동의 이용자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카카오는 나아가 신뢰도 조사를 근거로 대응에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자사 브런치 스토리에 브랜드 메시지 신뢰도가 문자메시지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엄남현 홍익대 교수·유승철 이화여대 교수 연구팀이 이용자 400명을 조사한 결과, 브랜드 메시지의 신뢰도는 4.46점으로 SMS(3.72점)를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을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으로 본다. 문자메시지 시장 규모는 연간 1조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문자 업계가 이권 다툼 속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소비자시민모임 서울지부(서울 소시모)는 지난 21일 카카오톡 브랜드 메시지에 대한 인식 조사를 발표했다.

서울 소시모에 따르면 “알림 톡 브랜드 메시지를 구분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80%는 개별 기업 메시지 동의를 브랜드 메시지로 확대 적용하는 데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이에 서울 소시모는 “정부가 브랜드 메시지 발송으로 인한 불편과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송희 인턴기자 kosh11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