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사진=한화오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화필리조선소. 사진=한화오션
한화그룹이 호주의 글로벌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의 최대 주주에 오른다.

1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한화그룹이 오스탈 지분을 종전의 9.9%에서 19.9%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오스탈 지분을 9.9%에서 19.9%로 늘리는 한화의 제안에 대해 엄격한 조건을 전제로 반대하지 않기로 한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명확한 권고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추가 지분 인수가 이뤄지면 한화그룹은 오스탈의 기존 1대 주주인 타타랑벤처스(상반기 말 기준 19.28%)를 넘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차머스 장관은 "이번 제안에 따라 한화는 오스탈 지분을 19.9% 이상으로 늘릴 수 없다"며 "한화의 (오스탈 관련) 민감 정보 접근 제한 등 엄격한 조건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도 이번 지분 추가 인수는 오스탈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지분 확대나 완전 인수 의사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스탈 호주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오스탈 호주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한화는 지난해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지만 경영진 반대로 무산되자 지분 참여 방식으로 전략을 바꿔 올해 3월 9.9%를 확보했다.

당시 일본이 차기 호위함 사업과 관련한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화는 지분을 19.9%까지 늘리기 위해 호주·미국 정부에 승인 요청을 진행했고, 미국 CFIUS는 최대 100% 보유 가능 판단을 내렸다.

미국 군함 주요 공급사인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용하며 미국 군함을 건조·납품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다.

오스탈의 소형 수상함 시장 점유율은 40~60%로 1위다. 한화는 이번 승인으로 한화오션 역량을 오스탈 글로벌 사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MASGA(마스가,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본격화한 만큼,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와 연계해 미국·호주 해양 방산 시장에서 공동 사업 기반을 넓혀갈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호주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앞으로 원활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며 미국 사업 등 상호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승인을 통해 한화와 오스탈이 글로벌 방산 함정 건조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할 기회가 열렸다"며 "승인에 부과된 조건 또한 존중하며 한화는 이를 철저히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