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발표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에 따르면, 한화의 공정자산총액은 149조 60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25조 7410억원) 대비 약 19% 급증한 수치로, 기존 5위와 6위였던 롯데와 포스코를 단숨에 추월했다.
한화의 비약적인 성장은 방산 부문의 기록적인 수주 물량과 에너지 계열사의 자산 가치 상승이 견인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 이후 해양 방산과 육·해·공을 잇는 통합 방산 시스템이 본궤도에 오르며 자산 규모가 가파르게 불어났다.
반면 롯데그룹은 자산총액 142조 4200억 원을 기록하며 6위로 내려앉았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자산 규모가 소폭 감소하며 성장 정체기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위로 밀려난 포스코(140조 5840억 원) 역시 이차전지 소재 등 미래 먹거리 투자에도 불구하고 한화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범위를 넓혀보면 삼성(695조 7850억 원), SK(421조 9790억 원), 현대차(320조 8450억 원), LG(186조 2790억 원) 등 1위부터 4위까지의 구도는 여전히 견고한 흐름이다.
주목할 점은 10위권 재편이다. 농협(9위)을 제외한 실질적 기업집단 순위에서 신세계가 자산 74조 5820억 원을 기록하며 10대 그룹에 재진입했다.
GS는 80조 4230억 원으로 9위를 차지하며 안정적인 자산 규모를 유지했다.
재계에서는 한화의 5위 안착이 향후 대기업 지배구조와 사업 재편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가 오랜 시간 지켜온 5위 자리를 내주면서 전통적인 재계 서열이 파괴되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수주 잔고가 실적으로 본격 반영되는 내년부터 한화와 상위 그룹 간의 격차가 더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순위 변동은 국내 산업의 중심축이 유통·철강에서 첨단 방산과 미래 에너지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지표”라고 평가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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