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해외 수익 본국 환류 대신
현지서 재투자, 엔화 약세 못 막아
한국도 같은 고민
물론 일본은 2025년 기준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2000억 달러를 넘는 등 대외수지 흑자 구조는 유지되고 있다. 무역 서비스수지는 271억 달러 적자였지만 해외자산 투자 수익의 수지(본원 소득수지)의 흑자가 2657억달러로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엔저는 지나친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문제는 이러한 막대한 소득수지의 흑자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엔화의 매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일본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 외화를 해외거점에서 운영하며 해외투자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어 엔화 매입세가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이와 같이 일본 기업이 해외투자 수익을 계속 해외에 투자하며 본국으로 환류시키지 않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일본 제조업의 공동화, 엔저와 함께 일본 경제의 투자, 고용, 소득, 소비 등 부진 현상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일본의 저출생, 인구고령화를 고려하면 해외투자를 통해 기업 수익을 늘리고, 가계도 해외자산 소득을 확대하는 등 자산운영입국화 전략을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전략이 자국 내의 투자-소비의 선순환을 촉진하는 구조가 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국내 투자와 선순환하는 자산운영입국화 전략은 해외순자산이 1조달러를 초과한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글로벌 전략이 지식창조형 성장전략으로서 전개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기술이나 제품의 생산거점을 각국의 시장 매력도, 기술적 캐치업 역량, 관세 등의 보호주의 등을 고려해서 해외로 이전하는 한편 국내에서 기술적 우위성에 기초한 제조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의 새로운 강점을 지속적으로 창조할 필요가 있다. 해외거점의 운영과 함께 현지에서의 기술 및 연구개발 성과도 본사의 기술혁신에 기여하는 구조를 강화하면서 본국이 항상 이노베이션의 모체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해외투자의 질 향상, 유력한 해외 현지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매수 및 합병이 중요하다. 지속적으로 고도화되는 생산기능을 국내에서 유지하며 해외거점에 항상 새로운 부품, 소재, 지식재산 등을 수출해 외화가 본국으로 유입되고 원화에 대한 매입세도 유지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국가적으로 기존 제조업, 서비스에서 AI, 디지털 및 그린기술 등 새로운 첨단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연구개발 기반의 강화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일본 기업과 정부도 최근 AI를 활용한 로봇산업의 진화, AI 신약 창조 기술 등을 범국가적으로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국내 투자와 해외투자, 수출의 동시 고도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업 거버넌스의 고도화, 개혁을 촉구해 성장 투자를 유도하는 시스템의 고도화가 중요할 것이다. 기업의 국내외 투자의 지속적 고도화를 촉구하는 금융산업의 역할도 필수다. 금융산업의 기업 평가 및 육성 투자 스킬의 향상을 통해 국내기업의 투자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한편 국내 및 해외의 신성장 기업을 발굴하면서 자산운영입국으로서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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