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해외실적 호조에 상반기 최대 매출
영업익 4개 분기 연속 두자릿수 성장

[비즈니스 포커스]
“한국은 좁다”…K-담배 전성시대
국내 대표 담배 기업인 KT&G가 다시 한번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KT&G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7016억원, 영업이익 4145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9%, 18.5% 증가한 수치다. 매출의 경우 역대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국내 궐련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 속에서도 공격적인 글로벌 영토 확장과 차세대 제품(NGP) 사업이 호조를 보인 것이 어닝서프라이즈의 비결로 꼽힌다.

특히 해외에서의 성과가 눈부시다. KT&G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해외 궐련 사업 매출이 국내 궐련 사업을 넘어선 상황. 올해 들어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지며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해외 중심으로 체질개선KT&G가 거둔 해외에서의 성과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오랜 기간 노력해온 결과물이다. 금연 문화 확산과 흡연 인구 감소로 국내 궐련시장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KT&G는 꾸준히 내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안정적인 현금 창출 기반을 구축해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만족할 수 없었다. 갈수록 상황이 어려워지는 내수 시장만 공략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는 KT&G가 한국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KT&G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궐련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왔다. 안정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꾸준히 해외 영토를 확장한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릴 만하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기준 KT&G의 해외 궐련사업 매출은 10년 전보다 약 3배 늘었다. 10년 사이 수출국도 100여 개가 증가했다. 2015년 KT&G의 수출국은 40여 개국이었으나 현재는 140여 개국에 담배를 수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점은 성장의 방식이다. 일회성 호재나 특정 사업에 의존한 성장이 아니라 국내 시장의 견고한 수익 기반을 토대로 해외와 신사업을 꾸준히 키워온 ‘복합 성장 구조’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해외 궐련사업 매출이 국내 궐련사업 매출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상징적인 전환점도 만들었다.

KT&G가 해외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으로는 ‘해외 CIC(Company in Company)’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단순히 수출 물량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을 전담하는 CIC 체제를 적극 구축하고 시장별 맞춤 전략과 브랜드 중심 경영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사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생산과 마케팅, 영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체계를 갖추며 해외 사업의 질적 성장력도 한층 높아졌다.

또 해외 제조법인 설립 등을 함께 추진해 나가며 글로벌 밸류체인 고도화를 이루고 있다. KT&G는 현재 해외 공장과 법인지사를 포함해 18개의 주요한 인프라를 운영하며 글로벌 사업 기반을 체계적으로 확장해 왔다. 러시아·인도네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대만 등 6개국에는 현지 법인을, 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몽골·유럽·중국 등 6개국에는 지사를 설립했다.

동시에 글로벌 제조공장을 4개국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인도네시아 신공장의 가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신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650억 개비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에는 튀르키예 공장을 확장하며 최신 설비 등을 도입해 연간 약 120억 개비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동시에 카자흐스탄에 공장을 준공하며 유럽과 유라시아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수출 전초기지 거점을 세웠다. 해외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기반 마련에도 충실히 이루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 전략도 성장의 한 축이었다. 초슬림 담배 브랜드 ‘에쎄(ESSE)’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하게 판매를 늘려온 끝에 지난해에는 해외 매출만 1조원을 넘기는 메가브랜드가 됐다. 에쎄를 앞세워 KT&G는 현재 몽골과 타지키스탄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에도 박차

해외에서의 눈부신 성과와 더불어 전자담배, 즉 NGP 사업의 호조도 연이은 호실적의 비결이다. KT&G는 2017년 후발주자로 이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NGP 사업 부문에서 89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22년 국내 점유율 1위를 달성한 후 시장 지배력을 더욱 키워내며 이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대표 제품인 릴의 경우 현재는 국내 시장 1위를 선도하고 있는 대형 브랜드가 됐다. KT&G는 후발주자인 릴의 시장 안착을 위해 빠른 속도로 새로운 플랫폼 등 신제품을 출시해왔다.

아울러 플랫폼 업그레이드도 지속 진행해 소비자들의 사용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는다. 실례로 릴 에이블 3.0의 경우 ‘빼기의 미학’이라는 콘셉트를 활용해 디자인 분야에서 과감한 단순함과 절제를 통해 큰 호평을 얻고 있다.

또한 릴 기기에는 디스플레이, 일시정지 기능, 고속충전, 사용자 모드 전환 등 고객에게 맞춰진 브랜드 철학을 통해 계속해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에서의 성장과 NGP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KT&G는 글로벌 투자자와의 소통 강화, 신사업 발굴 등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며 기업가치 제고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KT&G는 지난 2024년 방경만 사장이 취임한 이후 적극적으로 글로벌 자본시장과의 접점 확대를 이뤄내는 데 성공했다. 해외 NDR(Non-Deal Roadshow)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KT&G의 중장기 성장 전략과 기업가치 제고 방향을 공유한 것이다.

그 결과 KT&G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블랙록과 캐피털그룹 등의 해외 투자자들이 KT&G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며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에서 KT&G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주가도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실적 개선과 외국인 투자 확대에 힘입어 KT&G 주가는 꾸준히 오르며 현재 18만~19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T&G는 고배당 기조 강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내놓으며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KT&G의 배당금은 10년 전과 비교하면 76%가량 증가한 수준에 달한다.

추가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KT&G의 투자 행보도 빨라졌다. 지난해 글로벌 니코틴 파우치회사 ASF(어나더 스누스 팩토리) 기업 인수를 글로벌피어그룹인 PM USA와 함께 진행하며 기존 담배사업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

KT&G 관계자는 “국내 담배회사의 이미지를 넘어 글로벌 소비재 기업으로 체질 전환에 완벽하게 성공했다”며 “해외에서의 성장성을 보다 강화하고 신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나가며 지속적인 실적 상승을 이뤄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