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봐도 빤히 쳐다만… ‘젠지 스테어’ 이유 따로 있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에서 화제가 된 ‘젠지 스테어(Gen Z stare)’가 단순한 세대 간 밈을 넘어 젊은 층의 달라진 소통 방식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키오스크와 모바일 앱, 메신저 등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하면서 사람과 직접 대화해야 할 상황이 줄어든 가운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실제 사용하는 말의 양도 빠르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젠지 스테어를 조명하며 사람들이 일상에서 입 밖으로 내는 말의 양이 과거보다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젠지 스테어는 카페나 매장 등에서 Z세대 직원에게 질문했을 때 대답 대신 무표정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지난해부터 젠지 스테어가 화제가 되면서 이를 무례한 태도나 소통 능력 부족으로 보는 시각과 젊은 세대의 달라진 소통 방식이라는 해석이 엇갈렸다.

실제로 지난 7월 국제 학술지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2000여명을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하루 동안 사용하는 단어 수는 해마다 약 300단어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매년 약 2~3분 분량이다. 2005년부터 2019년까지 하루 평균 사용하는 단어 수는 약 28% 감소했다. 특히 25세 미만 젊은 층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스마트폰과 문자 메시지 등 디지털 기술의 확산에 주목했다. 과거에는 물건을 사거나 길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대화해야 했지만 이제는 상당수 활동을 말 한마디 하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는 직원 대신 키오스크나 모바일 앱으로 주문하고 길을 모르면 행인에게 묻는 대신 지도 앱을 켠다. 직장에서도 전화나 대면 보고보다 메신저와 이메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확산하면서 사소한 궁금증까지 사람에게 묻지 않고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와의 대화보다 일상에서 낯선 사람과 자연스럽게 주고받던 짧은 대화가 줄어들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사람과 말을 해야 했던 순간이 디지털 기술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젊은 세대의 소통 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Z세대 일부가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의 중요한 시기를 비대면 환경에서 보내면서 직접 사람을 만나 대화할 기회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