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 금융노조 공공기관 지방 이전 반대 집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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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융노조가 국책은행 등의 지방 이전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금융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도권 잔류 필요성을 일괄적으로 재검토하는 것은 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우수 인재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고 정부의 금융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을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 노조원을 중심으로 경찰 비공식 추산 1만5000명이 참석했다. 노조 측은 약 3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가 지방 이전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산업의 ‘집적 효과’다. 금융회사와 기업, 정책금융기관, 감독기관, 전문인력이 서울에 밀집해 있는 만큼 이들을 지방으로 분산할 경우 정보 교류와 의사결정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집회에서 “각 금융기관의 역할과 금융산업 집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먼저 1차 이전의 결과를 제대로 검증하고 금융산업과 국가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따져본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우리가 서울에 남아야 하는 이유는 정치적 이유가 아니고 단순히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반드시 있어야 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지방 이전이 우수 인력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 전문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황에서 국책은행 본사를 지방으로 옮길 경우 인력 확보와 신규 채용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노조도 지방 이전 반대 움직임에 가세했다. 금감원 노조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까지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금융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임직원들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가 발표한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는 아직 금융 공공기관이 구체적인 대상 기관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추진 원칙에서 ‘수도권에 꼭 있을 이유가 없는 공공기관’은 원칙적으로 지방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관별 수도권 잔류 필요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 4분기 중 이전 대상과 계획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노조는 지방 이전에 대한 사전 공지와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6.05%의 찬성률로 총파업을 결정했다.

금융노조는 지방 이전 저지와 함께 주 4.5일제 도입, 임금 6% 인상, 정년 연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향후 노사 교섭 결과에 따라 추가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편 현재 전국 공공기관 355곳 가운데 수도권에 본사를 둔 기관은 168곳으로 전체의 47.3%를 차지한다. 서울에만 130곳이 몰려 있다. 정부는 이들 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면서 이전 이후 남게 될 수도권 청사와 부지를 주택 공급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향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노조는 단순히 수도권 부지를 확보하거나 지역에 기관을 배치하는 차원의 접근으로는 금융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산업 경쟁력과 인력 확보, 정책금융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이 올해 4분기 확정될 예정인 만큼 금융 공공기관을 둘러싼 노정 갈등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