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한국경제 최고의 리더 - 지속가능경영 부문
고 회장의 경영철학은 언제나 철저한 ‘초격차’와 ‘차별화’로 요약된다. 현지 대형마트에 한국 식품을 공급하던 B2B 사업의 한계를 절감한 그는 2007년 소매 매장 1호점을 열며 과감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했다. 경쟁자들이 교민 밀집 지역을 맴돌 때 현지 상권을 파고들었고 매장에 분수대를 설치해 “역시 한국”이라는 찬사를 끌어냈다. 수많은 글로벌 편의점이 각축전을 벌이는 현지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 비결도 뚝심에 있다. 가공식품 위주의 일반 편의점과 달리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야채와 정육 등 신선식품 라인업을 밀어붙였다. 15년에 걸쳐 완벽한 콜드체인과 소싱 시스템을 구축하며 감히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세웠다.
리더의 진가는 위기에서 더욱 빛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았을 때 고 회장은 임원들에게 “내가 매직을 보여주겠다”며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기투자한 인테리어 비용이나 선납 임대료 등 매몰비용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현금흐름과 손익분기점(BEP)만을 기준으로 가망 없는 적자 매장을 가차 없이 정리했다. “죽은 자식을 붙잡고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된다”는 냉철한 판단은 낭비를 줄이고 기업 수익구조를 단숨에 흑자로 돌려세운 진정한 묘수였다.
“베트남 1위를 넘어 가장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고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선택이 아닌 의무라 굳게 믿는다. 베트남 정부에 구호 기금을 내놓고 곤경에 처한 한인 사회를 묵묵히 지원해 온 이유다. 24년 전 낯선 오토바이 물결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캤던 승부사는 이제 흔들림 없는 철학을 무기로 베트남 유통의 넥스트 스텝을 굳건히 설계하고 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 한경매거진&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