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개 계열사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7.69%로, 감사위원 선임 때 개별 3%룰이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약 5.9%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다.
국민연금이 양측 후보 모두에게 찬성표를 던지기로 한 가운데 오는 9일 주총에서는 한화의 표심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9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독립이사 1명과 집중투표 방식의 독립이사 4명을 선임한다.
감사위원 후보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추천한 백인규 단국대 교수와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추천한 박유경 전 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총괄이다.
관건은 감사위원 1석이다. 집중투표 방식으로 선임하는 독립이사 4석은 양측이 후보를 2명씩 내놓은 만큼 각각 2석씩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감사위원은 한 자리만 분리선출하는 만큼 실제 표 계산이 승부처다.
‘42%’ 영풍·MBK, 감사위원 표는 단순 계산 안 돼
이번 주총부터 개정 상법에 따른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가 적용된다.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할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인정하는 이른바 ‘3%룰’이 핵심이다.
여기서 양측의 표 계산이 복잡해졌다. 영풍과 MBK는 자본시장법상 공동보유자 관계지만, 상법상 특수관계인 여부는 별도로 판단한다.
현재 MBK가 영풍의 상법상 특수관계인에 해당하지 않아 양측 지분을 합쳐 3%로 제한하는 구조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최윤범 회장 측은 영풍의 특수관계인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 회장이 영풍 계열회사인 고려아연의 등기이사라는 점 때문이다. 이 경우 최 회장 측 지분은 영풍과 합산해 3%룰을 적용받게 된다.
최 회장 측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P23파트너스의 지분 2.01%(41만9082주)도 최 회장 측과 함께 3% 제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양측이 이견을 보이지 않은 상태다.
결국 감사위원 선임에서 영풍·MBK가 보유한 약 42%의 지분을 단순히 하나의 의결권으로 계산하기 어렵게 됐다. 어느 쪽 지분이 3%룰의 합산 대상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실제 행사 가능한 표가 달라지는 구조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7일 고려아연 임시주총 안건 3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은 5.48%다.
집중투표 대상인 이형규·서은숙·이준봉·심혜섭 후보에게는 의결권을 각각 4분의 1씩 나눠 행사한다. 감사위원 후보인 백인규 후보와 박유경 후보 모두에게도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어느 한쪽 감사위원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으면서 주요 주주의 표심이 중요해졌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이치투에너지 4.76%, 한화임팩트 1.79%, 한화 1.14%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69%를 보유하고 있다.
감사위원 선임에서 각 계열사에 개별 3%룰이 적용된다고 보면 한화에이치투에너지는 3%, 한화임팩트는 1.79%, 한화는 1.14%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단순 계산상 5.93%, 약 5.9%다.
한화가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화는 경영권 분쟁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나 최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평가된다.
한화의 표가 감사위원 선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주총 직전 법적 변수도 일단 정리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 4일 MBK 측 특수목적법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및 최윤범 회장 측 주주들을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MBK·영풍은 P23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주식 취득 과정에서 차입처와 담보계약 관련 공시에 문제가 있었다며 의결권 제한을 요구했다. 법원은 관련 기재가 의결권 제한 사유가 되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현 경영진 측에 허위·누락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9일 임시주총은 양측의 기존 의결권을 전제로 진행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9명, 영풍·MBK 측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주총에서 독립이사 4석을 양측이 2석씩 나눠 갖는다면 감사위원 선임 결과에 따라 이사회는 최 회장 측 12대7 또는 11대8 구도로 재편된다. 감사위원 1석의 향방이 향후 이사회 내 견제와 의사결정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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