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보다 상단 1.5억달러 높아
美 해군 함정·핵잠수함 공급망 놓고 경쟁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의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의 미국 모빌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한화그룹이 인수를 추진 중인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미국 사업부 오스탈USA에 미국 투자회사가 맞불을 놨다.

와일드캣 인프라스트럭처가 주도하는 신디케이트가 오스탈USA의 기업가치를 최대 13억5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로 평가하면서 한화가 제시한 가격보다 높게 써냈다.

오스탈USA가 미 해군 함정은 물론 핵추진잠수함에 들어가는 모듈을 생산하는 만큼 이번 인수전은 미국 조선·방산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오스탈은 8일(현지 시간) 호주증권거래소(ASX) 공시를 통해 와일드캣 주도 신디케이트로부터 오스탈USA 인수를 위한 구속력 없는 인수의향서(IOI)를 받았다고 밝혔다.

와일드캣 측은 4주간의 실사를 전제로 오스탈USA의 기업가치를 12억5000만~13억5000만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한화디펜스USA가 지난달 제시한 10억5000만~12억달러보다 상단 기준 1억5000만달러(약 2008억원) 높은 수준이다.

다만 양측 제안 모두 구속력이 없어 최종 인수 가격이나 인수 주체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화는 오스탈USA를 인수해 미국 조선·방산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한화는 이미 오스탈 지분 19.9%를 확보한 데 이어 2024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오스탈USA까지 확보할 경우 미국 내 생산거점을 추가하는 동시에 미 해군 함정 사업과 선박 수리, 잠수함 공급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오스탈USA의 전략적 가치는 잠수함 사업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오스탈USA는 앨라배마주 모빌 조선소에서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함정을 건조하고 있으며, 제너럴다이내믹스 일렉트릭보트와 협력해 미 해군 잠수함에 들어가는 모듈을 제작하고 있다.

2024년에는 일렉트릭보트로부터 4억5000만달러 규모의 잠수함 모듈 생산능력 확대 계약을 따냈다. 버지니아급 공격원잠과 컬럼비아급 전략핵잠수함 사업을 지원하는 미국의 잠수함 산업기반과 연결돼 있는 셈이다.

다만 한화가 넘어야 할 부담도 있다.

오스탈USA는 최근 실적 악화로 2026 회계연도 EBIT(이자비용·법인세 차감 전 이익) 손실이 2억280만달러에 달했다. 오스탈 전체도 535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한 반면 호주 사업은 8530만달러의 EBIT를 올렸다.

한화 입장에선 미국 방산시장 진입이라는 전략적 가치와 함께 적자 사업 정상화에 필요한 비용과 추가 투자 부담까지 떠안게 될 수 있다.

이번 인수전은 결국 가격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스탈USA가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 사업을 수행하고 잠수함 산업기반에도 참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 내 방산·안보 관련 규제와 정부 판단, 인수 이후 사업 유지 및 투자 계획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 입장에서는 와일드캣의 등장이 부담이다. 당초 10억5000만~12억달러를 제시했지만 이제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스탈로서는 두 인수 후보가 경쟁하면서 매각 조건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양측 모두 구속력 없는 제안 단계인 만큼 향후 실사와 협상 결과에 따라 인수 가격과 거래 구조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