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에스티아이씨 대표(부산디자인진흥원 디자인융합 스포츠창업지원센터)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5년 전 취미로 클라이밍을 접하곤 브랜드로 이어졌어요. 아직 국내에 클라이밍 전문 브랜드가 없어 그 공백을 ‘슬랩스틱’이 채워보려 합니다. 클라이머들이 원하는 스타일에 기능성을 더해 느리지만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이십대 초반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한 박정원 에스티아이씨 대표는 몇 년 전 우연히 접한 클라이밍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전공을 살려 클라이밍과 관련된 굿즈를 제작하던 박 대표는 국
내 클라이밍 전문 브랜드가 없다는 걸 알고 올해 6월 클라이밍 전문 브랜드 ‘슬랩스틱’론칭을 준비 중이다. 클라이밍 전용 브랜드이지만 일상복으로도 착용 가능한 올라운드 브랜드 ‘슬랩스틱’에 대해 박정원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에스티아이씨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해 주세요.
클라이머들이 원하는 스타일과 기능성을 갖춘 클라이밍 웨어 브랜드 ‘슬랩스틱’론칭을 준비 중입니다. ‘슬랩스틱’은 클라이밍을 콘셉트로 클라이머를 위한 의류 브랜드로 클라이머의 철학을 아웃도어 기능성 의류와 아이템으로 표현했죠.
클라이밍 브랜드는 어떻게 론칭하게 됐나요.
사실 전 이십대 초반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어요. 1인 기업으로 종합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데, 5년 전 쯤 취미로 클라이밍을 시작하게 됐어요. 실내 암장 그리고 자연에서 클라이밍을 즐기다 보니 기존의 아웃도어가 클라이밍에 딱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죠.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제가 디자인을 한 티셔츠를 만들었어요. 그땐 브랜드명도 없었지만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러다 클라이밍 용품을 만들어 펀딩을 진행했는데, 반응이 뜨거웠어요.(웃음) 그러면서 자연스레 시작하게 됐던 것 같아요.
“취미로 시작한 클라이밍 매력에 빠져, 전공인 디자인을 접목해 티셔츠 등 굿즈상품 하나 둘 만들기 시작···코로나19 이후 실내 암장 및 동호인 늘기도”
클라이밍 의류 시장 경쟁력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알기론 클라이밍 전문 브랜드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소소하게 퀄리티가 낮은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 정도죠. 클라이밍 종목 자체가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스포츠인 반면에 타켓팅과
니즈가 분명해 실내 암장이라는 장소에서 고객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자 경쟁력입니다. 물론 지금도 코로나19가 있긴 하지만 2년 전 코로나19가 발발할 무렵 급성장한 스포츠 종목 중 하나로 꼽히죠. 코로나19 때 실내 활동이 금지였는데, 클라이밍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나요.
마스크를 쓰고 실내 활동이 가능할 시기에 사람들이 운동은 해야 하는데, 마스크를 쓰는 게 불편하잖아요. 클라이밍은 마스크를 쓰고 혼자서 할 수 있고, 거기에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죠. 그 흐름을 타 실내에서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실내 암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짧은 기간에 실내암장과 클라이밍을 즐기는 2030세대의 동호인들이 늘어났는데 그들이 구입할 수 있는 용품이나 의류가 부족한 상황이었죠.
클라이밍을 할 때 보통 어떤 옷을 입고하나요.
사실 기존의 아웃도어 브랜드의 출발이 클라이밍인 브랜드가 많아요. 파타고니아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도 클라이머 출신이고요. 근데 클라이밍 시장이 작다 보니 워킹이나 등산으로 브랜드 타깃을 바꾼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은 아웃도어 브랜드의 옷을 입고 많이
들 하는데, 클라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지예요. 그래서 슬랩스틱에서도 클라이밍 팬츠를 주력 제품으로 내놓고 있어요.
“클라이밍 특성상 자유자재로 다리 사용하고 기능성 갖춰야···슬랩스틱, 종목 특성에 맞는 기능성 원단과 스타일로 클라이머 공략할 계획”
왜 바지가 중요한가요.
우선 종목 특성상 다리가 자유로워야 올라가기 쉽거든요. 알파인 팬츠의 경우 몸에 붙는 경향이 있어 클라이밍을 할 땐 불편하죠. 레깅스를 입은 것처럼 다리가 자유자재로 움직여야 하고, 쉽게 찢어지지 않게 만들어야 해요. ‘슬랩스틱’은 클라이머들의 여러 동작과 포지션에 맞는 디자인을 추구해요. 또 급격하게 많은 에너지와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보통 등산 의류의 기능성과는 다른 빠른 온도변화에 적응하고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원단으로 제작했어요. 여기에 암벽과의 직접적인 마찰에서도 강하게 견디면서 공기순환이 잘 되는 소재를 사용했어요. 원단은 재생 플라스틱 원사를 다루는 ‘그린앤프러덕트’사와 함께 재생 원단 면사와 폴리에스테르와 비슷한 원사의 결합 원단을 사용하고 있어요.
취미가 창업 아이템으로 바뀐 케이스인데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패션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옷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했어요. 그리고 기존의 아웃도어의 틀을 깨기 위해 컨템포러리 패션디자이너를 섭외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힘들었죠. 그래도 주변에서 도와주는 분들이 있어 지금까지 끌고 올 수 있었어요.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목표예요. 크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조금은 늦고 작더라도 확고한 메시지가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클라이밍을 하는 분들과 함께 ‘슬랩스틱’을 알리고, 부산이 필요로 하는 크리에이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설립 연도 2022년 6월
주요 사업 클라이밍 웨어 브랜드 ‘슬랩스틱’ 론칭 예정
성과 부산디자인진흥원 2022년 디자인융합 스포츠창업지원센터 선정
khm@hankyung.com
[사진제공=에스티아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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