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정규 18홀 코스를 플레이하려면 무조건 4인 1팀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3인 플레이가 가능한 곳이 간혹 있긴 하지만 소수의 회원제 골프장이 대부분. 외국에서처럼 부부나 연인끼리, 혹은 친구와 단둘이 여유롭게 즐기는 플레이는 상상할 수 없었다.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곳이라곤 파3 혹은 6홀이나 9홀로 구성된 대중제 골프장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 남아 있는 잔여 티타임을 채우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마케팅의 일환이자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2인 플레이를 허용하고 있는 것. 아직 수도권에서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골프장을 찾긴 어렵지만 지방은 가능한 곳이 꽤 있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둘만의 프라이빗 플레이가 가능한 골프장을 찾았다.
1)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의 철학이 담긴 코스
웰리힐리 컨트리클럽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한 웰리힐리CC는 프로 선수부터 일반 아마추어까지 모든 골퍼가 즐길 수 있는 균형 잡힌 코스 구성으로 유명하다. 남 코스(파75, 6694m)와 북 코스(파72, 6425m)로 구성된 36홀 코스는 서로 다른 분위기와 지형적인 특성을 가져 도전과 보상이 확실하다.
클럽하우스에서 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남 코스는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울창한 수풀이 압권이다. 웅장한 분지 형태의 자연경관을 고려해 각 홀이 조화롭게 조성됐는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첫 홀에서 시작해 계단식으로 코스를 공략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스를 거닐다 보면 작은 계류와 폭포 그리고 벙커들을 만나게 되고, 이 장애물들은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뤄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코스를 공략하는 재미도 있지만 자연에 동화되는 기분이 플레이를 더 즐겁게 해준다. 남 코스와 대조적으로 북 코스는 세계적인 명문에서 지향하는 루프식 원웨이 코스다. 따라서 각 홀마다 독립성이 뛰어나고 라운드의 묘미가 극에 달한다. 또 자연 그대로를 살려 설계됐기 때문에 곳곳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장애물이 공략을 여간 까다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전략성이 뛰어난 만큼 공략의 재미도 쏠쏠하다.
info.
코스 남·북(36홀, 1만3119m)
전화 1544-8833
주소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고원로 451
홈페이지 www.wellihillipark.com
2) 제주 특유의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곳
해비치 컨트리클럽 제주
한라산과 돌담이 어우러진 해비치CC 제주는 제주도 특유의 정취가 느껴지는 곳이다. 모던한 클럽하우스와는 다르게 페어웨이에 늘어선 야자수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155만1000㎡(47만 평) 부지의 36개 홀은 저마다 신중하고 개성 있는 코스 공략을 요구한다.
4개의 9홀 코스는 말 그대로 각각의 특징이 확실하다. 먼저 한라산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스카이 코스는 오름을 형상화해 작은 언덕들이 모여 있다. 또 페어웨이를 배경으로 멀리 바다 조망이 가능해 시원하고 멋진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팜 코스는 그린 플레이에 신경 써야 한다. 아기자기한 연못과 벙커가 그린 주위를 감싸 온그린을 쉽게 내주지 않고, 착시로 인해 3퍼트가 쉽게 나온다. 레이크 코스는 가장 어려운 플레이를 경험하게 되는 곳이다. 전체 길이도 길지만 고저 차가 크고, 곳곳에 벙커와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어 장타와 정확성 모두 요구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밸리 코스는 아늑하고 아담하다는 특징을 가졌다. 중간 중간에 나타나는 언덕과 억새가 코스와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지만 벙커와 워터 해저드의 방해를 절대 무시해선 안 된다. 해비치CC 제주는 최근 2인 플레이를 허용하기 시작했는데, 각 홀의 레이아웃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주는 스마트 관제 서비스를 도입해 원활한 진행을 하고 있다.
info.
코스 스카이·팜·레이크·밸리(36홀, 1만2462m)
전화 064-766-6220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원님로 399번길 319
홈페이지 www.haevichi.com
3) 넓고 길게 펼쳐진 모던 링크스 코스
메이플비치 골프&리조트 CC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메이플비치G&R는 동해 바다를 따라 드넓은 구릉지에 코스가 조성된 곳이다.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고 지형의 특성을 살려, 마치 바람이 코스를 설계한 것 같은 분위기. 한국형 모던 링크스 코스를 지향하고 있어 완만하면서 넓고 길게 펼쳐진 페어웨이가 시원하다. 골퍼들의 마음을 뻥 뚫어줄 것 같은 느낌이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개성을 가진 이곳은 거대한 호수를 끼고 돌아가는 메이플 코스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비치 코스로 나뉜다. 메이플 코스는 호수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한없이 골퍼의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거친 러프와 한판 싸움을 펼쳐야 한다. 반면 비치 코스는 시원하고 넓은 풍경이 기분 좋은 플레이를 이끌어준다. 하지만 바람과 모래언덕을 이겨내야 하고, 볼이 떨어질 위치에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는 벙커는 공략을 꽤 까다롭게 만든다. 물론 골프 그대로를 받아들여 주변을 돌아보며 힐링의 시간을 가질 요량이면 이곳처럼 좋은 장소를 찾기는 힘들다. 수준급 호텔인 숙박 시설도 있어 며칠 머물며 골프와 힐링을 동시에 만끽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월~목요일에는 하루 종일 2인 플레이가 가능하고 금·토·일요일은 3부 시간만 허용된다.
info.
코스 비치·메이플(18홀, 7272m)
전화 033-650-0000
주소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염전길 255
홈페이지 www.maplebeach.co.kr
4) 서해 바다와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조화
웨스트오션 컨트리클럽
웨스트오션CC는 서해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곳이다. 약 429만㎡(130만 평)의 넓은 부지에 조성된 18홀 코스는 각각 개성과 독립성이 뛰어나고 주변의 독특한 환경을 감상하며 플레이할 수 있어 골퍼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곳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오션 코스는 산 하나를 통째로 둘러싸는 형태로 조성돼 앞, 뒤, 옆 홀이 전혀 보이지 않는 완벽한 독립성을 보장한다. 또 백수해안도로와 법성포 앞바다를 눈앞에 두고 플레이할 수 있어 멋진 풍경과 주변을 둘러보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밸리 코스는 골프장을 둘러싸고 있는 기암괴석과 야생화, 자연목이 한데 어우러져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신선한 풍경을 누릴 수 있다. 비교적 포근함을 주는 이 코스는 분지형으로 아기자기하고 안락한 여성적인 느낌이 특징이다. 여기에 해양성 기후와 쾌적한 공기, 서해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혜택과 영광 지역 특유의 먹거리, 볼거리까지 더해져 골프 여행에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준다.
웨스트오션CC는 지난 2015년부터 KLPGA 점프 투어와 시니어 투어 등을 꾸준히 개최함으로써 코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하나씩 채워나가고 있다. 코스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리모델링뿐 아니라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골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info.
코스 밸리·오션(18홀, 6410m)
전화 061-350-2000
주소 전남 영광군 백수읍 해안로 1362-70
홈페이지 www.westoceancc.co.kr
5) 친환경적인 산림욕까지 즐기는 생태 골프장
에코랜드 골프&리조트
에코랜드G&R는 제주 특유의 풍광이 살아 있는 곶자왈 지역에 코스가 조성됐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천혜의 환경이 그대로 유지돼왔고, 덕분에 무농약·친환경 잔디 관리로 휴양림 속의 숨 쉬는 생태 골프장이 탄생했다.
에코랜드G&R는 수년 전부터 캐디 선택제 운영으로 골퍼들의 인기를 얻었다. 캐디가 없어도 GPS 시스템이 완비된 2인승 전동 카트를 이용해 편리하게 라운드할 수 있게 한 것. 2인승 카트는 페어웨이 진입이 허용돼 체력이 약하거나 몸이 불편한 골퍼도 부담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페어웨이도 완만해 안전에도 문제없다.
총 27홀로 구성된 코스는 대체로 페어웨이가 넓어 마음껏 클럽을 휘두를 수 있다. 하지만 저마다 개성 강하고 신중한 전략을 요구한다. 와일드 코스는 남성적이다. 넓고 길어 장타를 요구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홀 공략을 해야 한다.
4개의 넓은 호수를 끼고 있으며, 정교하고 섬세한 샷이 필요한 비치힐스 코스는 여성적이라 표현되지만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아 클럽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에코 코스는 제주 특유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 있어 마치 정글 속에서 플레이하는 느낌이 든다. 27개 모든 홀에서는 곶자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수목과 억새꽃의 조화가 어우러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또 무화학 농약 관리로 신선한 공기와 원시림에서 분출되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마실 수 있어 산림욕 골프장임을 실감하게 된다.
info.
코스 와일드·비치힐스·에코(27홀, 9530m)
전화 064-802-8114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번영로 1278-169
홈페이지 www.ecolandjeju.co.kr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