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겨울철 따뜻한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동남아시아 여행이다. 지리적으로도 비교적 가깝고, 저렴한 물가와 탄탄한 관광 인프라가 큰 강점이다.

특히, 필리핀은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클락 등 오래전부터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인기 여행지다. 하지만 이번 겨울 뭔가 색다른 필리핀을 경험하고 싶다면 ‘산 페르난도(San Fernando)’를 추천한다. 산 페르난도는 필리핀 팜팡가(Pampanga)주의 주도로, 마닐라에서 차로 2~3시간 정도 소요된다.

[special]아시아의 크리스마스 수도, 필리핀
[special]아시아의 크리스마스 수도, 필리핀
[위쪽부터)산 페르난도 옛 기차역. 스카이 랜치. 필리핀관광청 제공]


1754년에 스페인 왕 페르난도 6세의 통치 기간에 만들어졌으며, 1881년 팜팡가 지방의 주도가 됐다. 1990년에는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셋째로 크리스마스 마을인 파스쿠한 빌리지(Paskuhan Village)이 개관됐다. 현재 약 3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필리핀의 크리스마스 수도로 잘 알려져 있다. 매년 12월에는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Giant Lantern Festival)이라는 등불축제가 열리는데, 성대한 규모와 화려함으로 CNN으로부터 필리핀을 넘어 ‘아시아의 크리스마스 수도’라는 평을 받았고, 필리핀의 랜턴 산업 발달의 중심지로 성장했다.

필리핀 최대 등불축제인, 산 페르난도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은 매년 12월 산 페르난도시에서 개최된다. 한 달 동안 진행되는 랜턴 페스티벌을 통해 관광객들은 아름답고 다채로운 대형 랜턴을 볼 수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최되는 자이언트 랜턴 페스티벌에는 필리핀 각 지역에서 출품한 대형 랜턴이 전시된다.

[special]아시아의 크리스마스 수도, 필리핀
[special]아시아의 크리스마스 수도, 필리핀
[위쪽부터)페르난도 기념비.스카이 랜치. 필리핀관광청 제공]
각 전구는 최대 1만 개의 전구로 구성돼 있으며 높이는 약 6.1m 정도다.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는 가장 밝고 아름다운 랜턴을 제작한 제작자를 선정하는 콘테스트다. 과거 페스티벌에선 작고 간단한 재료로 랜턴을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6m가 넘는 크기의 랜턴을 만들기도 한다.
이 밖에도 산 페르난도에서를 제대로 즐기려면 어느 곳들을 방문해봐야 할까. 우선, 페르난도 기념비(Monumento Fernandino)을 방문해보자. 이곳은 도시의 다채로운 역사와 문화유산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제작된 조각상으로, 산 페르난도의 심벌인 등불을 든 회개하는 소녀, 횃불을 든 여인, 제물을 바치는 여인과 뱃사공을 형상화해 만들어졌다.

산 페르난도 옛 기차역과 스카이 랜치 놀이공원(Sky Ranch Pampanga)도 이곳의 대표적인 즐길 거리다. 기차역은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 옛 기차역으로 박물관으로 활용된다. 일제강점기 바탄 죽음의 행진 목적지였다. 역사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관광 명소로 지정됐다.

스카이 랜치 놀이공원은 롤러코스터, 바이킹 등을 포함한 22개의 놀이기구가 있는 놀이공원으로, 360도 회전하는 롤러코스터와 이색적으로 꾸민 강을 따라 흘러가는 후룸라이드, 90도까지 올라가는 바이킹, 실제 열기구와 똑같이 생긴 곤돌라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다.

또한 팜팡가주는 ‘필리핀의 요리 수도’라고 불릴 정도로 미식을 자랑한다. 특히, 페르난도에는 주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들이 즐비한데, 그중 하나가 ‘모든 이들의 카페(Everybody’s Café)’다. 이 식당은 1946년에 지어졌으며, 개구리와 귀뚜라미, 물소 고기를 넣은 이국적인 팜팡가 지역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5호(2019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