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그리고 생일상
[한경 머니=한용섭 편집장]한경 머니(MONEY)는 2005년 5월(6월호) 세상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당시 경제월간지 시장은 척박한 환경이었기에 막 고개를 들이민 머니의 앞날은 조금 불안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프리미엄 재테크 월간지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사랑받는 럭셔리 금융 경제지로서 13년의 세월을 진화해 오며, 지금까지 머니는 시장의 리딩 매거진으로서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2005년은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제 딸아이가 태어난 해이기도 한데요. 당시는 한국 TV 드라마 <겨울연가>(2002년), <대장금>(2003년) 등의 영향으로 아시아권에 한류가 막 움트기 시작하던 시기이기도 했죠.

좀 더 당시 기록을 찾아보니 서점가에서는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탄줘잉 지음, 위즈덤하우스), <다빈치 코드>(댄 브라운 지음, 문학수첩), <모모>(미하엘 엔데 지음, 비룡소),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지음, 문학동네) 등이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걸고 있었고, 극장가에서는 한국판 느와르 <달콤한 인생>(김지운 감독, 이병헌 주연), 대한민국 영화대상과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너는 내 운명>(박진표 감독, 전도연·황정민 주연)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죠.

또 당시 젊은 사람들은 버즈나 SG워너비의 노래들에 흠뻑 빠져 있었고, 한때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조사에서 27개월 연속 1위를 차지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방송을 타기 시작한 시기도 이때였습니다.

그리고 13년이 지난 2018년. 머니는 열세 살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최근 경제 상황만 놓고 보면 2005년과 마찬가지로 달러화 강세와 고유가로 인한 고민이 마치 데자뷰 같기도 합니다.

더구나 2005년에 출산율이 사상 최저로 떨어지며,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급기야 2018년 이후 ‘인구절벽’을 걱정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2017년 8월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는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14% 이상),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20% 이상)로 점차 계단을 밟아 나갈 예정입니다.

생일상을 받아든 머니가 마냥 자축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생일상에 홍합과 바지락으로 시원하게 국물을 낸 미역국을 내놓는 마음으로 고령화 시대 자산관리의 뉴웨이(new way)로 각광을 받고 있는 ‘신탁(信託)’을 꼼꼼하게 되돌아보는 빅 스토리 ‘자산관리 뉴웨이, 신탁의 재발견’을 마련해보았습니다. 초고령화의 고민 중 하나는 장수하는 만큼 건강까지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인데요. 노년에 들어 치매 등으로 정신건강이 위태로울 때 자산관리나 상속·증여 등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 도구로 신탁을 주목한 겁니다.

또 생일상에 불고기와 갈비, 잡채 등 요리가 빠지면 허전하겠죠. 이에 ‘갑질 논란에 다시 쓰는 리더십’과 ‘한국의 美, 옻칠과 자개’ 등의 스페셜 기사들을 먹기 좋게 펼쳐 놨습니다. 머니의 심도 깊은 애셋(asset) 기사와 여름을 코앞에 두고 선보이는 럭셔리한 스타일 화보는 맛깔스러운 밑반찬이라 해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