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이동찬 기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푸드 마켓은 점점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 안전한 양질의 식품을 재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프리미엄 식자재 마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Trend] 프리미엄 식자재도 온라인 시대
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가 식자재를 얻는 방법도 진화했다. 과거에는 며칠마다 열리는 장을 기다려야 했고, 마트가 들어서면서 필요할 때마다 오프라인 구매가 가능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이젠 언제 어디서나 집 앞으로 식자재를 배송 받을 수 있게 됐다. 심지어 몇 시간 만에 집 앞으로 택배가 도착한다고 하니, 클릭 한 번 혹은 터치 한 번으로 식재료가 문 앞까지 배송되는 세상이지 않은가.

그러나 식자재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믿고 먹을 만한지에 대해서는 늘 의구심이 따랐다. 심지어 2017년 전 세계를 경악시킨 이른바 ‘살충제 달걀 파동’과 같은 식재료 위생 사고가 생기고 나면, 이런 불안감은 쉽사리 떨쳐낼 수 없다. 결국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식자재를 취급하는 온라인 마트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오프라인 마트에서 직접 눈과 손을 통해 고르는 수고로움을 전적으로 일임하는 것이다. 업체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명민하게 파악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품질을 보증하는 것은 물론, 빠른 배송과 식품 큐레이션, 레시피 제공 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치원생 자녀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김 모 씨는 “어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식재료 파동이 일어날 때마다 늘 먹거리에 대해 민감해진다”며 “마트에서 직접 배달한 것처럼 배송이 빠르고 전문가들이 꼼꼼하게 품질관리를 해 온라인 식자재 마켓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소비자 맞춤 서비스
프리미엄 식자재를 다루는 온라인 마트는 스타트업 업체들이 강세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마켓컬리(www.kurly.com)는 유기농 제품과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 식료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의 차별화된 전략은 바로 머천다이징 방식의 큐레이션 서비스다. 마치 의류 편집매장처럼 전문 머천다이저(MD)가 존재해 농산물의 산지를 직접 방문해 품질을 확인하고, 생산자와 직거래를 한다.

홈페이지에는 이 식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하면 좋은지, 혹은 오늘 저녁으로는 어떤 음식을 하면 좋을지 등을 제안해 ‘오늘 뭐 먹지’라는 현대인의 가장 원초적이면서 기본적인 고민을 해결한다. 또한 음식과 관련된 읽을거리들을 직접 촬영한 사진과 함께 에디토리얼 형식으로 제시한 것도 눈길을 끈다. 식재료들은 마켓컬리 내의 상품위원회가 원재료나 성분, 제조시설 등 70여 가지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직접 보거나 만지지 않고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으로 마켓컬리는 론칭 2년 6개월 만에 월 매출 60억 원을 달성했다.
정육각에서 구매한 제품은 도축일, 도계일, 산란일을 확인할 수 있다.
정육각에서 구매한 제품은 도축일, 도계일, 산란일을 확인할 수 있다.
초신선 돼지고기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정육각(www.jeongyookgak.com)은 도축 후 1~4일 내의 돼지고기, 당일 도계된 닭고기와 당일 산란된 달걀을 판매한다. 신선한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안전하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전국 최대 규모의 친환경 단일 농장과의 협력을 통해 모든 프로세스에 직접 관여한다. 달걀은 상위 3%의 동물복지 농장과 협력해 무항생제 유정란을 배송한다.

또한 생산된 정확한 무게에 따라 과금하는 결제 방식인 ‘신선페이’를 통해 불필요한 가격 마진을 없애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질 좋은 신선식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 결과 2017년에는 2016년 대비 매출이 10배 성장했으며 2018년 2월에는 숙성 소고기와 저온으로 유통되는 콜드체인을 유지한 쌀, 당일 착유한 우유 등 판매 제품의 스펙트럼을 넓힐 계획이다.


프리미엄 마트, 혁신적인 배송 방식
온라인 마트는 배송이 관건이다. 특히 식자재의 경우, 신선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마트들은 배송 방식에도 남다른 전략을 세우고 있다. 마켓컬리는 오후 11시 이전에 주문한 제품을 익일 새벽에 배송 완료하는 ‘샛별 배송’이라는 독자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와 다음 날 아침으로 먹을 식품들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노하우를 집약한 비즈니스 플랫폼 ‘컬리프레시솔루션’은 배송 애플리케이션과 패키지 및 포장재 관리까지 두루 아우르며 풀 콜드체인 시스템까지 가동, 다른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도 했다.
마켓컬리의 ‘컬리프레시솔루션’ 시스템.
마켓컬리의 ‘컬리프레시솔루션’ 시스템.
고기, 달걀과 같은 신선식품을 다루는 정육각은 신선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에 힘쓴다. 각각의 상품별로 맞춤 패키징해 생산 즉시 발송하며, 아이스박스 내에 공기구멍을 통해 냉기가 잘 흐르도록 만들어 최적의 신선도를 유지해 주문 다음 날 발송 상태 그대로 고기와 달걀을 수령할 수 있다. 2018년 2월부터는 서울과 일부 지역에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며, 달걀이나 우유와 같이 매일 먹을 수 있는 일부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 또한 시행할 계획이다.


맛집의 음식을 우리 집 앞에
개별적인 식재료뿐만 아니라 미식가들이 찾는 맛집의 재료들을 직접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마트 또한 성장세다. 전국 맛집의 음식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미래식당(meesig.com)은 ‘미식 운영진’이 직접 시식한 식당의 음식들만 소개한다. 식당에서 파는 재료들을 그대로 배송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재료를 받아 조리만 하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식품 시장규모는 100조 원으로 추산되나 아직 식품 시장의 온라인 전환율은 10% 미만대”라며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맞벌이 가구의 비율이 높아지는 등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에 프리미엄급 신선식품, 즉석식품(HMR), 간편가정식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푸드 마켓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