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프리미엄 중형세단의 왕좌 싸움이 치열하다. 2017년 BMW는 신형 5시리즈를 앞세워 고공행진 중인 E클래스를 상대로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구형 모델 대비 크기는 더 커지고, 무게는 확 줄었으며, 반자율주행 기술과 모션 제스처 기능 등 첨단 기술도 쏟아 부었다. 엔진은 트윈터보 기술을 통해 역동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구현했다. 세단 범주에 넣기 아까울 정도로 잘 달리고, 잘 돌며, 잘 선다. 7시리즈를 빼닮은 디자인도 매력적이다. 그래서인지,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 순위에서 520d가 석 달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린 것. 520d x드라이브도 3위에 안착했다. BMW는 라인업을 확장하며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Lincoln Continental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이런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돈이 많은 의뢰인을 만나기 위해 링컨을 탄다. 그렇다. 링컨은 미국 상류층의 상징이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부와 명성을 모두 가진 저명인사들이 즐겨 탔다. 컨티넨탈은 링컨의 기함이다. 지난 2003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가 올해 극적으로 다시 부활했다. 14년 만에 돌아온 컨티넨탈에선 작정하고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기품, 고급, 중후함 같은 기존 이미지에 독일 차의 운동 성능까지 모두 갖췄다. 주된 무기는 가격이다. 영업 일선에선 “S클래스를 E클래스 가격으로 사는 셈이다”라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실제 컨티넨탈의 크기는 S클래스와 비슷하며, 가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Maserati Levante
르반떼는 마세라티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2003년 콘셉트 카를 발표한 후 무려 14년 만에 세상에 빛을 발했다. 기다림은 길었지만 결과는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마세라티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첫 번째 SUV는 적당하게 파격적이면서도 마세라티다운 기품을 잃지 않았다. 마세라티에서는 르반떼가 스포츠카의 DNA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패밀리 SUV를 지향하지만, 보닛 속에 잠든 엔진을 깨우는 순간 웬만한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을 드러낸다. 마세라티 특유의 고급스럽고 다부진 운전 감각도 그대로다. 마세라티 특유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발군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RANGE ROVER Velar
1969년 랜드로버가 럭셔리 SUV 레인지로버를 출시할 때 프로토타입(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제작한 기본 모델) 모델명이 벨라였다. 당시 랜드로버 엔지니어들은 비밀스러운 이 프로젝트를 ‘숨다’라는 뜻의 라틴어 ‘벨라’라고 불렀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양산 차에 벨라라는 이름을 붙인 건, 랜드로버가 레인지로버를 세상에 소개할 때의 초심과 각오를 담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랜드로버는 그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벨라에 쏟아 부었다. 특히 디자인이 압권이다. SUV 특유의 붕 떠 보이는 느낌은 온데간데없이 세단처럼 유려하다. 공기저항계수도 0.32cd로 랜드로버 중 가장 뛰어나다. 물론 외모만 아름다운 건 아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지형 주행 역량 시스템과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71.4kg·mm의 강력한 힘(D300 R-다이내믹 기준)은 외모에만 치중하지 않았다는 걸 몸소 보여준다.
MERCEDES-BENZ E-Class
올해의 베스트셀링 수입차 톱 10 중 5대는 E클래스가 차지했다. 그만큼 불티나게 팔렸다. 2017년 3분기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E클래스는 총 2만7175대. 한 달에 3000대씩 팔려나간 셈이다. 잘 만든 차는 잘 만들었기 때문에 잘 팔린다. 삼각별이 주는 상징성과 품위 넘치는 디자인, 충분히 숙성된 기술력의 삼박자가 딱딱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반자율주행 보조 시스템 등 첨단 기술도 가득 품었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6개에 이르는 다양한 트림과 쿠페와 카브리올레, AMG 등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도 매력을 증폭시킨다.
VOLVO Cross Country
S90은 볼보의 기함이다. 2017년, 볼보는 그들의 최고급 세단으로 이런 차를 빚었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는 독보적인 자동차다. 세단과 왜건, SUV를 넘나든다. 왜건처럼 생겼지만, 지상고가 웬만한 도심형 SUV만큼 높고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을 만큼 하체를 보강했으며 범퍼와 휠 아치엔 두툼한 플라스틱 패널을 둘렀다. 믿음직한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 짐 싣는 공간도 광활하다. 반면, 최고급 세단에서 파생된 모델인 만큼 실내는 호화스럽게 꾸몄다. S90의 우아한 얼굴과 늘씬한 몸매도 그대로다. 그래서인지 평일엔 출퇴근용으로 타다가 주말엔 레저용으로 사용할 고급 차를 찾는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사진 박원태|모델 한주호|문의 랜드로버 080-337-9696 링컨 1600-6003 마세라티 1600-0036 메르세데스-벤츠 080-001-1886 볼보 1588-1777 BMW 080-269-2200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