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노후 준비의 거품을 걷어내다
사진 왼쪽부터 김진웅 수석연구원, 이윤학 소장, 김은혜 책임연구원, 하철규 수석연구원, 서동필 수석연구원.

FINANCIAL BUSINESS ● Money & Team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 NH투자증권의 ‘100세시대연구소’는 특정한 금융상품을 선전하지 않는다. 조금은 부풀려지고 과장돼 온 노후 준비의 거품을 과감히 걷어내고, 누구나 한 발 한 발 내딛을 수 있는 열린 100세 시대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100세시대연구소’의 연구와 활동에는 ‘행복’이라는 말이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붙는다. 지난 2011년 금융권에 은퇴연구소 설립 붐이 불었을 당시 ‘은퇴연구소’라는 이름 대신 ‘100세 시대’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은퇴라는 말이 다소 슬프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밝고 희망적인 느낌을 담아 100세시대연구소라고 이름 붙였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일까. 금융권 은퇴연구소에서 빠질 수 없는 노후 자금 컨설팅의 기준점도 기존 시각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막연히 노후에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이 아닌, 실제 60대 이상이 지출하는 생활비를 조사하니 은퇴 자금 예상 금액이 크게 낮아졌다고 했다. 여러 연구기관에서 흔히 제시하는 노후 필요자금의 절반 내지 3분의 1수준인 것이다.

“흔히 노후 자금 하면 10억 원이 필요하다, 16억 원은 있어야 한다고 하죠. 하지만 실제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쓰는 생활비를 조사해보니 60대보다 70대는 적게 쓰고, 80대는 더 적게 쓰는 식으로 매 10년마다 평균 42%씩 필요 생활 자금이 줄더라고요. 60세에 은퇴하더라도 평균 4억8000만 원만 있으면 100세까지 사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겁먹지 말고 노력하면 길어진 노후 준비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도출한 거죠.”(이윤학 소장)

100세시대연구소는 금융권의 흔한 공포마케팅을 벗어나 실질적인 노후 준비의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2011년 우리투자증권 시절에 설립된 100세시대연구소는 초기 퇴직연금, 개인연금, 부동산·세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팀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현재는 리서치를 중심으로 한 순수 연구형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년 리서치 결과를 바탕으로 발간되는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는 포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고 각 방송과 신문 등에 앞 다퉈 보도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더욱 심층적이고 다양한 분석을 곁들여 <중산층 트렌드 2017>이라는 책도 펴냈다. 국내 1세대 애널리스트로 명성이 높은 이윤학 소장을 중심으로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보험계리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원들이 ‘동일한 현상도 다르게 접근하는’ 차별화된 시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얼마 전 자녀 양육비가 1인당 4억 원이 든다는 통계가 나왔는데 과연 4억 원 갖고 될까 의문이 들더라고요. 교육비 데이터를 갖고 분석해보니 5000만 원만 갖고도 대학 교육까지 시키는가 하면 교육비만 3억 원, 4억 원을 넘게 쓰는 가정도 있더라고요. 총 양육비의 관점이 아닌 세부적인 편차를 제시하니 언론의 취재 요청이 잇따랐습니다.”(김진웅 수석연구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은퇴 연구는 보편적인 주제도 상황별, 가족구성원 등에 따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세밀하게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50대 외벌이 가구를 위한 노후 준비 전략, 농업인의 노후 전략, 솔로에게 추천하는 노후 솔로(solo) 전략, 공무원을 위한 노후 전략 등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이윤학 소장은 “100세 시대 연구라고 시니어 세대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다”라며 “0세부터 100세까지 전 생애 측면에서 희망과 용기를 주는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100세 시대 나침반, 상설 아카데미에서 매거진까지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은퇴 준비를 돕는 교육과 열린 소통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상설형·개방형 아카데미부터 자산가를 위한 인생대학, 매월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리포트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와 함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여는 ‘100세 시대 인생대학’은 매년 봄, 가을에 걸쳐 진행한다. 기존 금융사의 전형적인 은퇴 교육에서 벗어나 중·장년 세대를 위한 건강, 심리, 사회적 관계 등 고령화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감안한 체계적인 노후 준비 방법에 대해 총 12강에 걸쳐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 등 서울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서울대 캠퍼스 투어, 세무·부동산 컨설팅 등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2012년 10월 처음 실시되면서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면서 연 2회 정기행사로 자리 잡아 2016년까지 9기에 걸쳐 6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기수당 75명이 참가한다. 비용은 전액 NH투자증권이 부담한다. NH투자증권 우수 고객이라면 담당 직원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고객이 아니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형 노후 설계 교육 프로그램도 매월 열린다. ‘100세 시대 아카데미’다. 지난 3월에는 ‘2017년 글로벌 투자 전략’과 ‘미술품에 투자하는 방법’을 주제로 고객 100명을 초대한 아카데미가 NH금융PLUS 광화문·삼성동 금융센터에서 열렸다. 김은혜 책임연구원은 “100% 사전 예약으로 신청을 받는데 공고 후 3일 이내 만석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매월 광화문과 삼성동에서 열려 인근 직장인은 물론 최고경영자(CEO)들도 짬을 내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은퇴 생활 전문 매거진인 더100(The100)과 매월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100세 시대 행복 리포트’를 통해서도 NH투자증권의 남다른 고객 사랑을 읽을 수 있다. 타블로이판의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하는 ‘더100’은 그야말로 아이디어 잡지다. 여행과 맛집, 교양 강좌 등 읽을거리를 전진 배치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연세 드신 분들은 잡지에서 필요한 내용을 뜯어가고 싶어 한다는 욕구에 착안해 점선 디자인도 넣었다. 또한 과일 모양 등의 장식품을 만들 수 있는 페이퍼테라피 기능을 겸해 매호 거르지 않고 수집하는 마니아가 늘고 있다.

100세시대연구소의 대표적 간행물인 100세 시대 행복 리포트는 20대부터 50·60대를 위한 노후 준비 전략과 각종 설문조사 등을 통해 100세 시대의 트렌드를 제시한다. 이윤학 소장은 “특정 금융상품을 홍보하지 않고 고객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우선으로 담는다”며 “NH투자증권이 사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노후 준비에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부풀려진 노후 준비의 거품을 걷어내다
배현정 기자 gr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