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best PBcenter]삼성증권, 발 빠른 투자 감각 ‘고수익’
이재경 삼성증권 SNI사업부장(상무).


삼성증권의 SNI(Samsung & Investment)는 이미 자산관리의 명품 브랜드로 통한다. 지방 자산가들이 소문만 듣고 투자를 맡기러 일부러 서울까지 찾아올 정도다. 발 빠른 투자 감각과 고객 신뢰는 SNI를 키워 온 자양분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바둑기사 간에 5국이 열렸던 3월 15일. 5시간에 걸친 혈투 끝에 이세돌 바둑기사가 총 전적 4대1로 무릎을 꿇게 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교차했다.

이틀 뒤인 3월 17일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삼성증권에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세미나가 열려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단순히 인공지능에 대한 호기심 차원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연관된 사업, 향후 발전 전망, 인공지능을 활용한 투자 상품 개발 등이 이날 세미나의 주제였다.

남들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감탄만 하고 있을 때 발 빠르게 고객들의 니즈를 읽고, 그것을 투자와 연결시킬 수 있는 투자 감각을 지닌 곳이 바로 삼성증권 SNI사업부다.

SNI는 초고액자산가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고객 중에는 삼성그룹의 전·현직 임원이나 현직 기업 오너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SNI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진다. 이미 SNI는 국내 자산관리 시장에서 브랜드 자체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몇 안 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현재 SNI강남파이낸스센터, SNI호텔신라,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에 지점을 두고 있는데 고객 전용 랩어카운트 상품을 제공하면서 세무, 부동산, 가업승계,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지원 등 자산관리의 전 분야에 걸쳐 컨설팅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한 발 빠른 투자로 고수익 이끌어
SNI의 한 발 빠른 투자는 시장에 정평이 나 있다. 2013년에는 아직 상장되지 않은 카카오 주식을 신탁 형식으로 고액자산가에게 판매해 이듬해 카카오가 다음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 상장을 했을 때 큰 상장 차익을 안겨주었다.


[2016 best PBcenter]삼성증권, 발 빠른 투자 감각 ‘고수익’
2014년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대규모 비상장 대주주 지분을 효과적으로 투자자와 연결시키기도 했으며, 중국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 교차 매매를 허용하는 정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2014년 11월 선제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낸 후 빠르게 빠지는 전략을 펴 큰 수익을 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월부터 후강퉁 투자에서 선제적으로 빠져 나왔는데 당시 후강퉁 시장 점유율 1위 증권사로서 쉽지 않은 결단이었다. 하지만 결국 지난해 7월부터 후강퉁 시장이 빠르게 하락하자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던 고객들은 SNI를 비롯한 삼성증권의 선견지명(先見之明)에 혀를 내둘러야 했다.

또 기존 PB센터의 업무가 자산관리에 집중된 반면 SNI의 업무는 프라이빗뱅킹(PB)과 투자은행(IB)이 결합된 ‘PIB’에 가깝다. 고객 중 IPO를 통해 상장을 추진하려고 한다면 최고경영자(CEO) 기업설명(IR) 포럼을 통해 고객들에게 기업 정보를 전달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후 고객들이 해당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 이처럼 소수의 초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한 비상장 주식투자나 IB 영업, M&A 주선 등을 통해 기존 PB센터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투자 수요와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차별화된 고객 세미나도 SNI의 자랑이다. 매월 2~3회 진행하는 자산가 대상 세미나에서는 깊이 있는 주제로 자산가들에게 투자 기회를 열어주기도 한다.

김대경 SNI서울파이낸스 지점장은 “올해 초 화두는 전기자동차, 중국 소비, 바이오였으며, 고객 세미나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전하고 3가지 섹터를 사모펀딩 하자고 제의해 300억~400억 원 정도의 투자가 이뤄지기도 했다”며 “특화된 고객 세미나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빠르게 찾아 드릴 수 있는 것도 SNI의 장점이다”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윤용암 사장의 취임 2년 차를 맞이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기존 WM본부는 상담 기능 중심의 WM지점과 WM브랜치, 상담과 업무 처리·법인영업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대형 지점으로 세분화했다. 또 초우량 고객 전담 SNI와 온라인 고객 전담 스마트사업부는 윤 사장의 직속 부서로 재편됐으며, SNI 3개 지점 중 강남파이낸스센터(지점장 김대경), SNI호텔신라(지점장 문동호)에 법인 영업통의 지점장을 전격 배치한 점도 큰 변화다.
[2016 best PBcenter]삼성증권, 발 빠른 투자 감각 ‘고수익’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SNI사업부를 통해 CEO는 물론 법인 소속 임원들까지 적극적으로 영업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포석이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올해 SNI는 글로벌 시장에 투자 포커스를 맞춰 갈 예정이다. 국내 금융투자 시장이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글로벌 투자의 경쟁력이 금융사의 자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다.
한용섭 기자 poem1970@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